마이크로소프트 등 10곳과 연구협약…한국형 인공지능 개발 돌입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국내 의료기관들이 앞다퉈 미국계 인공지능 '왓슨'을 속속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연세의료원이 한국형 인공지능 개발을 천명하며 왓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디엔에이링크 등 IT·헬스케어 분야 기업들이 연합군으로 대거 동참한다.
현재 일부 대학병원이 암 치료에 사용하는 왓슨은 서양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게 가장 큰 단점이다. 하지만, 연세의료원이 추진하는 인공지능은 한국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토피ㆍ심혈관질환ㆍ당뇨병ㆍ천식 등의 분야에 이르기까지 활용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연세의료원은 ▲ 의료 서비스의 최적화 ▲ 수요자(환자) 관점의 건강지식 서비스 ▲ 건강한 사회 커뮤니티 헬스케어 ▲ 의료 산업화를 통한 국부 창출 등을 목표로 산ㆍ학 공동연구를 진행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의료원 측은 의료 서비스의 동향이 진단과 치료를 넘어 건강관리 및 질병 예측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발맞춰 IT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배경을 소개했다.
특히 연세의료원은 대기업이 아닌 IT 벤처기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이들 기업과 상생을 추구하고, 더 나아가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 제공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곧 기업별로 보유한 각종 의료 관련 플랫폼을 융합시켜 궁극적으로 한국형 의료 분야 인공지능 개발에 성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선 효율적인 빅데이터 분석에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가 이용된다. 이 플랫폼에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의 처리와 분석을 돕는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기능이 탑재됐다.
고순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브란스병원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의료와 IT의 융합으로 의학적 난제를 해결하겠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에 다양한 기술과 IT 인프라를 제공해 한국의 헬스케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정밀의료 기반 아토피 질환 예측 시스템 개발은 디에스이트레이드가 맡았다. 유전체 분석에는 디엔에이링크가, 센서 기반 척추질환 진단시스템 개발은 아임클라우드가, 환자 수면평가 및 예측 시스템에는 센서웨이가 각각 참여한다.
또 수술환자 생체신호 기반 회복 개선과 당뇨병 예측시스템에는 각각 베이스코리아IC, 핑거앤의 기술이 활용된다. 이밖에 성인병 발생 예측 서비스(셀바스AI), 스마트 응급 의료 시스템(마젤원), 파킨슨병 임상시험기술(제이어스) 등의 연구가 공동 과제로 주진된다.
엄두섭 센서웨이 대표는 "그동안 무인 지상감지 센서·외곽침입장치 시스템 등 군용 탐지 기술을 주로 취급해왔는데 의료 분야와 접목하다 보니 수면 탐지와 연관이 있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은 "이제 막 시작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는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기업별로 판단이 다를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의학·바이오 분야가 4차 산업혁명에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는 점에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만큼 참여기업들과 한국형 인공지능 및 차세대 의료 시스템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k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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