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본 소양 갖춰야…시간 안배 중요"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상반기 대졸자 공채를 진행 중인 주요 대기업들이 서류 접수를 마치고 이번 주부터 인·적성 검사에 들어간다. 지원자가 쏟아지는 서류전형을 거쳐 본선인 면접으로 가기 전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내달 1일 현대차그룹의 HMAT를 시작으로 4월 주말마다 대기업 인적성검사가 예정돼 있다.
8일에는 LG그룹이, 9일 CJ그룹, 16일에는 삼성그룹, 22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현대오일뱅크가, 23일에는 SK그룹과 포스코가 인적성 혹은 직무적성검사를 치른다.
첫 주자인 현대차의 HMAT는 언어이해, 논리판단, 자료 해석, 정보추론, 도식 이해 등 5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
2013년 하반기부터는 역사 에세이 평가를 별도로 실시, 응시자의 인문학적인 소양과 가치관을 평가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던 상황과 연계해 한글 창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서술하라고 했다. 또 순수 한글 단어를 하나 쓰고 그 의미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전에는 르네상스의 의의와 영향,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역사적 사건 등을 물었다.
이때 작성한 답변은 1, 2차 면접에서도 질문 소재로 활용되는 등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최근 채용설명회에서 "역사 에세이는 지원자의 지식이 아니라 생각을 보고자 하는 것"이라며 "단편적인 역사 지식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에 대한 관심을 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HMAT는 특히 마감 시간에 감독관이 중단을 요구하면 즉시 멈춰야 한다. 아쉬움에 시험지를 붙잡고 있다가는 별도로 체크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LG는 8일 인성검사인 'LG 웨이 핏 테스트(Way Fit Test)'와 적성검사를 치른다.
LG 웨이 핏 테스트는 'LG 웨이'에 맞는 개인 역량 또는 직업 적합도를 확인하는 것으로 총 342문항에 50분간 진행된다.
적성검사는 직무수행 기본 역량을 검증하기 위한 평가로 125문항에 140분간 진행된다. 문항은 언어이해·언어추리·수리력·도형추리·도식적추리·인문역량 등으로 구성된다.
2014년 하반기에 신설된 인문역량 영역에서는 한국사와 한자 문제도 10문제씩 출제된다. 한국사 기본 지식에 대한 이해를 통해 현재 상황과 비교·추론하도록 했고, 한자·한자어를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와 별도로 LG전자의 소프트웨어(SW), 하드웨어(HW), 기구(기계공학) 분야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직무 집필 검사도 치러진다.
LG는 인재채용 사이트(careers.lg.com)에서 예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형태가 출제된다고 보면 된다.
LG는 채용 사이트에서 "인적성검사는 단기간의 학습으로 점수를 올릴 수 있는 평가가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당일의 컨디션이 중요하므로 시험 전 무리한 활동을 삼가라"고 조언했다.
가장 많은 취업준비생이 치르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는 '삼성 수능'이라고도 불린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는 마지막 공채라 일단 이번 GSAT까지는 구성과 방식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직무상식 등 5개 영역에 160문항이 출제된다.
기출 문제의 구성과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나온다. 수험생들 사이에 특히 시각적 사고(공간지각력)가 까다로운 편으로 통한다.
기존에 직무상식 영역에서는 삼성이 역점을 두고 있는 증강현실, 생체인식 기술,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차 등이 출제됐다.
역사 문제도 다수 나온다. 예년의 경우 직무상식에서 역사와 세계사 문제가 약 30%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하반기에는 각 왕조나 역사적 사건을 제시하고 순서대로 나열하도록 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위화도 회군 등 동서양 사건의 시기를 비교하라고도 했다.
삼성은 GSAT 총점을 기준으로 합격자를 가리지만 영역별로 과락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오답은 감점 처리되기 때문에 모르는 문제에 미련을 갖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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