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대형 맥주 회사인 기린홀딩스가 성전환수술을 희망하는 사원에게 최대 60일까지 유급휴가를 주는 지원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대기업이 이 같은 성소수자 지원책을 실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회사측은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새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2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일본 2위 맥주회사인 기린홀딩스는 올해 여름부터 성동일성장애(트랜스젠더) 사원이 성전환수술 등을 위해 최대 60일의 휴가를 유급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불임치료를 희망하는 경우 과거에 다 쓰지 못한 휴가를 합쳐 최대 60일까지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 제도 적용 대상에 성동일성장애 사원도 포함하기로 했다.
성동일성장애는 육체적인 성(性)과 정신적인 성이 반대인 경우다. 일본 광고회사 덴쓰(電通)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체 인구의 0.7%는 성동일성장애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기린홀딩스가 이 같은 지원책을 마련한 것은 통상적인 휴가만 받아서는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성전환 수술과 재활 치료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성전환수술 후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은 통상 1~2개월이며,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로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이 회사는 이와 함께 동성 결혼 커플이 남녀로 구성된 일반 부부와 마찬가지로 경조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채용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도록 돕는 새로운 제도도 실시하기로 했다.
기린홀딩스는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한 맥주 업계에 활동할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내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성소수자가 힘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회사의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적소수자의 취직을 지원하는 단체인 리비트(ReBit)의 야쿠시 미카(藥師實芳) 대표는 "기린홀딩스의 새 제도는 성적소수자를 회사가 지지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라는 의미가 있다"며 "성적소수자의 취업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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