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30일 오전 부산신항 북컨테이너부두 뒤편에 있는 부산항만공사의 공용 컨테이너 장치장.
지난달 20일 법원의 파산 선고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한진해운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컨테이너 수리업체 직원들이 한진해운이 사용했던 컨테이너 외부에 붙은 영문로고 'HANJIN'과 심벌을 수작업으로 떼어내고 있다.
이곳에 쌓인 컨테이너는 20피트짜리와 40피트짜리를 합쳐 1천700여개에 이른다.
한진해운의 아시아노선과 미주노선을 인수한 새 국적선사 SM상선이 인수한 컨테이너 2만5천여개 가운데 일부이다.
가스 토치로 가열해 접착테이프로 붙인 로고 등을 떼어낸 자리를 파란색 페인트를 칠한다.
그렇게 '한진해운'이 사라진 자리를 SM상선의 영문로고 'SM Line'이 차지한다.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떼어내고 새로 붙여야 하기 때문에 하루 작업 물량은 많아야 20개에 못 미친다.
공용 장치장을 관리하는 부산항시설관리센터 관계자는 "이곳에 있는 컨테이너들의 로고 교체작업을 마치려면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리업체 직원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선사였던 한진해운의 흔적이 이렇게 지워지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며 "SM상선이 한진해운을 대신하는 글로벌 선사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베트남·태국노선을 시작으로 영업을 시작한 SM상선은 4월 20일에는 미주노선에 첫 배를 띄운다.
올해 부산항에서 20피트짜리 기준으로 25만개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사진=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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