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대변인 "핵타격 무장 조준경으로 미국 주시"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6차 핵실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북한이 한반도 군사적 긴장 고조의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며 선제공격, 섬멸의 포문 등 위협적인 언사를 동원해 '언어 도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의 정부와 군 대변인 등이 총동원돼 쏟아낸 '말 폭탄'은 한미 양국이 연례적인 연합 방어훈련인 독수리훈련(FE)에 돌입한 지난 1일 이전부터 쏟아졌고, 지난 29일에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전쟁', '단호한 선제공격'까지 거론하며 위협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9일 담화에서 "이제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터진다면 그 책임은 누가 선제타격했든 관계없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부단히 강화해오다 못해 수많은 핵 전략자산들과 특수작전 수단들을 끌어다 놓고 불집을 일으킨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전쟁 위험이 무겁게 드리운 현 조선반도 정세는 모든 문제의 근원의 시초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 군대는 섬멸의 포문을 열어놓고 핵타격 무장의 조준경으로 미국을 주시하고 있으며 움쩍하기만 하면 그 기회를 미 제국주의의 비참한 괴멸로 이어갈 일념으로 가슴 불태우고 있다"고 강변했다.
북한은 앞서 26일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를 겨냥한 한미 군 당국의 특수작전 훈련에 대응해 '우리 식'의 '선제적인 특수작전'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경고'에서 "미제와 괴뢰 군부 호전광들의 '특수작전' 흉계가 명백해지고 위험천만한 '선제타격' 기도까지 드러난 이상 우리 식의 선제적인 특수작전, 우리 식의 선제타격전으로 그 모든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라는 우리 군대의 입장을 포고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대변인은 독수리훈련 개시 당일인 지난 1일 담화를 통해 "미국과 괴뢰패당이 우리의 문전에서 전쟁연습 소동을 벌리며(벌이며) 침략야망을 버리지 않는 한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 능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로 다음 날인 2일에는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로 격을 높여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 면전에서 위험천만한 북침 핵전쟁연습을 또다시 강행해 나선 이상 우리 군대는 이미 선포한 대로 초강경 대응조치로 맞서 나갈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틀 후에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힘에 의한 평화'를 비난하며 대북 군사적 압박에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한미 양국은 독수리훈련이 진행 중이던 13일부터 또 하나의 연례적 방어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에 돌입했다.
특히 미군이 한반도 유사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의 수뇌부를 제거하는 데 목적을 둔 특수작전 훈련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의 비난 수위는 한층 거세졌다.
북한은 '언어 도발'과 함께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맞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는 등 무력시위도 병행했다.
3월 내내 수위를 높여온 북한의 도발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6차 핵실험에서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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