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주 충북대 교수 "서두르지 말고 조심하는 게 가장 중요한 수칙"
(목포=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유해발굴 권위자인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세월호의 미수습자 유해발굴과 관련해 "먼저 조사한 뒤 수습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객실 등 유해가 남았으리라 추정되는 장소 한 곳에 먼저 들어가서 상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날 오후 세월호가 거치될 예정인 목포신항을 찾아 '관계기관 합동 현장수습본부' 직원들에게 유해발굴 방법과 수칙을 교육한다.
그는 직원들에게 먼저 조사를 하고 수습방법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다에서 36개월이 지난 유해는 골반과 허벅지 뼈 등 큰 부분만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고, 작은 충격에도 손상되기 쉬운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미수습자의 빠른 수색을 위해 객실 부분을 절단하고 바로 세운 뒤 수습에 나서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나 자칫 그 충격으로 인해 유해가 손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또 유해를 발굴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수칙으로는 '서두르지 말 것'과 '조심할 것'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유해가 제자리에 있는 상태에서 수습해야 한다"며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해진 유해는 잘못 만지다가 부러지거나 바스러질 가능성도 있다"며 "부위에 따라서 잡는 방법 등도 숙지해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또 한 가지 지켜야 할 수칙으로 "모든 것을 기록해야 한다"며 "사진과 영상 등 기록으로 남겨놔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시 살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교육에서는 수습과 감식, 봉안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마다 신경 써야 하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인 부분들을 세세히 알려줄 계획이다.
박 교수는 "예를 들어 유해가 일부만 남아있거나 섞여 있는 경우가 있어, 그럴 때는 정밀하게 주변을 훑어서 사진을 찍는 등 기록을 남겨둬야 한다"며 "유해를 옮길 때, 세척하거나 경화 작업이 필요한 때 등 과정마다 고려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6·25 전사자 유해 발굴단장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조사단장을 맡은 박 교수는 유해발굴 분야 권위자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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