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도박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꾀는 미국·호주·싱가포르 등 역외조직에 대해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관영 신화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궈성쿤(郭聲琨) 중국 공안부장은 28일 베이징(北京)에서 도박 단속을 위한 첫 특별회의를 열어 "중국 여행객을 역외 카지노에서 도박하도록 유혹하고 조직하는 데 관여한 업체와 개인을 면밀하게 조사해서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궈 부장은 카지노와 연계된 불법 용역중개업체와 역외 도박장 투자 활동을 단속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향제시를 했다.
아울러 온라인 도박장 운영 범죄단체를 제거하는 한편 도박자금을 제공하는 지하금융을 사정없이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공안부가 연말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열리기 전에 역외업체가 운영하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 이용 도박을 근절할 목적으로 특별 모임을 조직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중국 공안이 역외 도박 단속에 나선 데는 미국·호주·싱가포르 등의 카지노들이 중국인을 상대로 치열한 마케팅을 벌이는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내에서 카지노는 불법이지만, 특별행정구인 마카오에선 가능하다. 싱가포르, 미국, 호주 등의 카지노 허가 도시들에선 중국인을 핵심 고객으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일부 카지노 도시들은 경쟁적으로 마케팅과 영업 직원을 중국에 보내 고객 유치 활동을 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호주 최대 카지노업체인 크라운 리조트 직원 18명이 구금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신화통신은 공안부가 2014년 이후 역외 도박과 인터넷 도박 관련 110건을 단속해 3천200여 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역외도발이 불법자금 세탁과 자본 유출의 핵심 통로로 이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안화 약세를 틈타 역외도박을 통해 외화 유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도박으로 막대한 자금이 외국으로 흘러나가는 걸 파악한 당국이 도박 단속을 긴급과제로 설정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작년 호주 카지노업체 직원 단속이후 역외 카지노업체들의 중국 판촉활동이 시들해져 이번 단속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앤절라 한 중국 초상은행 애널리스트는 "카지노업체들이 더는 판촉을 하지 않는다"며 중국에서 고객을 만나더라도 도박 대신 음식점과 와인 행사, 공연 등을 판촉하려고 노력하는 등 매우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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