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분점 깃발로 非文단일화 시도…金 "통합정부 vs 독자정부"
'경선 연승' 안철수 상승세…'자강론' 넘을지 관건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정치권 세력을 한 데 모으는 이른바 '통합연대'에 본격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멘토로 불리는 법륜 스님과 만나고 저서 '결국 다시 경제민주화다'를 펴내면서다.
이 같은 행보는 김 전 대표가 민주당 밖 세력을 재편하기 위한 판짜기 구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김 전 대표 스스로 권력분점을 통한 통합정부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비문(비문재인) 세력의 규합을 '통합 연대'라고 이름 지으면서 대선구도를 정리하겠다는 의지라는 분석이다.
김 전 대표는 30일 2012년 당시 안 전 대표의 가까이에서 조언한 것으로 알려진 법륜스님과 조찬회동을 했다.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회동만을 기준으로 해도 벌써 이 달에만 두 번째 만난 것이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 전 대표의 '통합연대' 구상을 주제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안다고 김 전 대표 측은 설명했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앞으로 탄생할 정부는 국회에서 180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통합적 체제가 아니면 (국정운영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각 세력간) 통합정부를 어떻게 만들지 얘기를 나누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 안철수'로 고정 지어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결국은 통합정부를 형성하려는 세력과 그렇지 않고서 독자적으로 (국정운영을) 할 수 있겠다고 하는 세력으로 나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전날에도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과 만나 통합정부 구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발간한 '왜 지금 경제민주화인가'를 대폭 손질해 내놓은 '결국 다시 경제민주화'에서도 그의 '통합연대' 구상이 드러난다.
그는 머리말에서 "박정희 대통령부터 박근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필자가 경제민주화를 실현시키기 위해 쏟았던 노력들은 결국 보수와 진보, 양 진영에서 공격을 당하는 빌미가 됐다"면서 "양 진영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라를 위해 '통합의 다리'를 놓아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사회의 중심에서 1970년 이후 격동의 과정을 지켜 본 사람으로서 마지막으로 이런 극단적인 대립을 치유하고자 노력하지 않으면 무책임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자강론'을 내걸고 독자 레이스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낸 데다 지지율 면에서도 상승세를 탄 상황이어서 김 전 대표의 구상이 실현될지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또 바른정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 유승민 의원 역시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의 표심을 고려하면 당장은 안 전 대표와의 연대에 선을 그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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