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등 약 10개사 입찰…주식 처분으로 10조원 조달 목표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도시바(東芝)는 30일 일본 지바(千葉)현 지바시 마쿠하리멧세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반도체 메모리 부문을 분사화하는 방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미국 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의 부실에 따른 자구책으로 반도체 메모리 부문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도시바의 계획도 탄력을 받게 됐다.
도시바는 임시주총 후 보도자료를 내고 약 3시간 30분가량에 걸쳐 진행된 임시주총에서 찬성 다수로 반도체 메모리 부문 분사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회계 부정 문제로 말썽을 빚었던 2015년 9월 임시주총에 이어 가장 오래 진행된 것이다.
쓰나카와 사토시(綱川智) 사장은 인사말에서 "주주 여러분께 계속 폐를 끼친 점 사죄드린다"며 전날 웨스팅하우스 파산보호 신청 및 지난해 회계연도 대규모 적자 기록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2006년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한 결정에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갑자기 천문학적인 손실을 본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재건을 위한 결의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등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일부 주주가 상장폐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자 쓰나카와 사장은 "상장 폐지가 되지 않도록 전력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원전 사업을 총괄했다가 도시바 경영 악화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시가 시게노리(志賀重範) 전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이날 주총장에 나오지 않았다.
도시바는 이번 주총의 반도체 메모리 부문 분사 승인에 따라 조속히 해당 주식을 매각해 1조엔(약 10조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도시바는 반도체 메모리 부문 매각을 위한 입찰을 지난 29일 마감한 만큼 매각 대상 선정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도시바는 입찰 참가 업체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 SK하이닉스, 미국 웨스턴디지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국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등 10곳 안팎이 참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바는 웨스팅하우스의 부실에 따라 지난 29일 미국 연방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도시바는 2016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결산에서 웨스팅하우스의 부실이 반영되며 총 1조100억엔(약 10조1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아울러 6천200억엔(약 6조2천억원)의 부채 초과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재정부실에 빠지게 됐다.
choina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