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지난 17일 이라크 모술 서부에서 수백명의 사망자를 낸 엄청난 폭발은 미군의 공습에 의한 것이었다고 이라크군 최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이라크 대테러부대장인 타리브 샤가티 케나니 장군은 29일 자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당시 공습을 요청한 이라크군은 민간인들이 오폭 지점에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미군의 오폭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자는 200여 명에 이르며, 미군 공습에 따른 민간인 인명피해 규모로는 수십 년 만에 최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케나니 장군은 당시 공습을 요청한 이라크군은 자디다 지역에 민간인들이 모여 있는지 몰랐으며, 이슬람국가(IS) 대원들과의 전투에 집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라크 대통령 안보정책 고문인 샤르완 카밀 와일리는 LAT에 수백 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낸 미군의 공습을 "실수"라고 규정하고 "이라크인들에게는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움직이는 목표물이기 때문에 최종 순간에는 조종사가 결정 권한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IS의 폭탄이 터져 인명피해가 컸다는 종전의 주장을 철회했다.
LAT에 따르면 폭발로 부상해 병원에 입원 중인 트럭 운전사 압둘라 살리 무타르는 이라크군 조사관들에게 "제트기의 발포음과 로켓 소리를 들었다"며 "그건 공습이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무비샤르 타눈은 폭발이 있기 전 이라크군이 마을에서 IS 대원들과 교전 중이었다며, 따라서 민간인들이 아직 그 안에 있었다는 것을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관리들은 민간인 오폭에 미군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시인했으나 다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LAT는 미국과 이라크 조사관들이 아직 자디다의 오폭 현장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군 관리들은 자디다 오폭 사고 이후 공습 요청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나니 장군은 "우리의 주된 목표는 민간인들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의 주 임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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