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고려대 연구진,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상용화 기술 개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1천 시간을 써도 빛을 전기로 변환하는 효율이 유지되는 '튼튼한'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는 내구성이 떨어져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은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석상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특훈교수와 노준홍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 등이 참여한 국내연구진이 이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고 31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천연광물인 칼슘티타네이트(CaTiO₃)와 같은 결정 구조를 갖는 화합물을 통틀어 일컫는 말인데, 이들은 전기·자기적 성질이 매우 우수하다.
이 소재로 만든 태양전지는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만큼 효율이 높으면서도 오히려 제조비용은 저렴해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으나, 오래 쓰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연구진은 전지의 전극이 촉매로 작용해 태양전지의 일부를 분해하면서 이런 현상이 생긴다는 점에 착안, 이번 연구에서 전극의 소재를 바꿨다. 란타늄을 도핑한 바륨주석산화물(LBSO) 소재로 전극을 만들자 태양전지의 효율이 21.2%에 달하면서도 내구성은 크게 향상됐다. 기존에는 1천 시간을 쓰면 효율이 절반 이상 줄었는데, 새 전극을 쓰니 6.7% 정도만 감소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전극을 200℃ 이하에서 합성하는 방법도 개발했으며, 이를 적용한 태양전지를 대량으로 연속생산할 수 있는 '핫-프레싱'(hot-pressing) 공정도 제안했다.
석상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효율이 좋으면서도 안정성이 높은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를 구현하며 이 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 "새로 개발한 공정을 이용하면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의 제조비용은 실리콘 태양전지 제조비용의 절반 이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멀티스케일에너지시스템연구단), 기후변화대응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