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보조타이어 발언' 정쟁 촉발에 광주민심 '부글부글'

입력 2017-03-30 16:02  

민주당 '보조타이어 발언' 정쟁 촉발에 광주민심 '부글부글'

"지역경제 축 금호타이어 매각 알고나 떠드나"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보조타이어·펑크타이어·폐타이어 인자 엔간히 떠들라고 하쇼, 그라고 타이어가 좋으면 금호타이어 문제나 해결하라고 혀"

당내 경선에서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난데없이 튀어나온 '타이어 발언'으로 광주민심이 들끓고 있다.

금호타이어 중국 매각 추진 문제로 가뜩이나 지역경제에 암울한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타이어를 소재 삼아 민심을 자극하는 언쟁이 정치권에서 연일 이어지자 "지역 민생보다 지지 후보만을 생각하는 전형적인 행태"라는 비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타이어 발언 논란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인 송영길 의원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호남경선에서 압승을 거두자 '지역민심이 보조타이어 격으로 지지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촉발됐다.

공격당한 국민의당도 문 후보를 폐타이어, 펑크타이어로 비유하면서 역공에 나서 볼썽사나운 정쟁이 벌어졌다.

지역에서는 국민의당 경선에서 투표한 수만명의 일반인들이 나타낸 지역 민심을 폄훼한 발언이라며 송영길 의원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당 경선 투표에 참여했다는 50대 여성 유권자는 "국민의당원도 아니지만 친구들과 함께 투표에 참여했는데 내가 행사한 한 표를 보조타이어 취급했다는 걸 듣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호남출신이란는 국회의원이 경선에 참여한 광주 시민에 대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로 지역사회 전체가 매우 예민한 상태에서 하필 타이어를 후보간 정쟁의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 대해 매우 경솔했다는 시각도 있다.






30일 오후 광주 상무지구 한 식당에서 식사 중이던 40대 직장인 이모씨도 정치권의 타이어 정쟁에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이씨는 "금호타이어에 생계를 걸고 있는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만 해도 수만명이 넘는데 그들의 생계를 가지고 우스갯소리처럼 했다는 데 대해 참 어이없다"며 혀를 찼다.

같은 자리에 합석했던 직장인 신모씨는 정치권 전체를 싸잡아 비난했다.

신씨는 "지역이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데 그런 분위기조차 모르고 있거나 알고도 모른 체한다는 거 아니냐"며 "호남이 이런 사람들에게 또 정치를 맡겨야 하는지 답답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금호타이어 중국매각 방침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연일 열고 있는 협력업체 관계자들도 정치권의 타이어 발언에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협력업체 협의회 관계자는 "타이어 산업에 종사하는 우리를 비하하려고 한 것은 아니겠지만 광주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금호타이어를 중국에 파네 마네 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적절치 않은 발언이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지역 정치권은 타이어 발언에 대한 공식 논평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경솔한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의 태도를 보였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부산대통령 발언이나 전두환 표창 논란 등으로 지역 지지율이 더욱 민감해진 상황에서 타이어 논란까지 촉발했다는 점에서 더욱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 후보들이 금호타이어 찾아가 대책 세우겠다고 말하면 뭐하냐"며 "지역 정서와 동떨어진 이런 발언들이 후보 캠프 안팎에서 나올 때면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도와주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b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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