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측근 변호인과 동반 특별접견할 듯…'올림머리' 손질은 힘들어
드라마 시청·집필 활동도 최대한 보장…여성·노인 수용자 배려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31일 '국정농단' 공범들과 함께 '미결수용자' 신분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률적 조언과 옥바라지를 누가 맡을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구치소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은 주로 자유로운 접견이 가능한 변호인을 통해 향후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을 대비하면서 낯선 수감생활의 조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미결수용자는 접촉차단시설이 없는 특별접견실에서 횟수나 시간 제한 없이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변호인 접견이 가능하다.
서울 서초동의 한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는 "서울구치소에는 여성수용자가 변호인을 접결할 수 있는 특별접견실이 4곳이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은 보안을 위해 가장 안쪽에 위치한 접견실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특별접견실에서는 구치소의 간섭없이 변호인과 자유롭게 대화하며 향후 대책을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 접견은 수사 초기부터 박 전 대통령의 법률 대응을 도맡았던 유영하·채명성·정장현·손범규변호사 등이 돌아가며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헌재의 탄핵심판에 이어 구속영장 발부에 이르기까지 기존 변호인단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와 재판 단계에서 부터는 일부 변호인이 교체될 개연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변호인 외에 가족이나 측근들도 일반접견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수감생활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박 전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온 이영선,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적임자로 거론된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으로 이동하는 박 전 대통령 배웅을 위해 30일 4년 만에 삼성동 자택을 찾은 박지만 EG 회장 부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반접견은 하루에 한 번 10분으로 제한된다는 점이 한계다. 이 때문에 구치소장의 허가를 받아 가족이나 측근이 변호인과 함께 특별접견에 나서는 방식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만 회장의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가 변호인에 추가 선임돼 변호인 접견에 나설 개연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특별접견이라도 미용기구의 반입은 금지되기 때문에 접견인의 도움을 받아 간단한 머리 손질이나 화장 등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용기간 동안 쓸 의류와 침구는 구치소에서 무상으로 보급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접견 등을 통해 사비로 개인물품을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 음식도 허가된 목록 내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변기 시설 등 집기류는 반입이 불가능하다.
구치소장이 허락하면 드라마 등 텔레비전 시청과 라디오 청취를 통해 외부 소식을 접할 수 있다. 다만 지정된 장소에서 지정된 채널만 시청·청취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원하면 구치소 내에서 집필활동을 할 수 있다. 공휴일이나 휴게시간 동안은 시간의 제약없이 집필활동이 가능하다.
박 전 대통령이 60대 중반의 여성이라는 점도 구치소 처우 정도를 결정하는데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형 집행법은 여성수용자와 노인수용자에 한해 신체적 특성과 건강상태를 배려하도록 규정한다.
또 다른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는 "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미결수용자 신분이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더해 일반 수용자에 비해 좋은 처우를 받을 것"이라며 "다만 수용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다소 굴욕적인 절차는 전직 대통령이라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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