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천재 시인 이상(李箱·1910∼1937)의 80주기(4월17일)를 앞두고 그의 고교 시절 천진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월간 문학사상은 30일 발간한 4월호(통권 534호)에 1929년 이상의 경성고등공업학교 졸업기념 사진들을 실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들은 문학사상사가 이상의 고교 동기 원용석씨로부터 기증받아 보관하고 있던 사진첩에서 나왔다.
졸업생들이 각자 개성있는 복장을 하고 찍은 사진에서 이상은 저고리에 치마를 입은 채 족두리까지 쓰고 있다. 탑골공원에서는 교복에 외투를 걸치고 기념 촬영을 했다.
건축과 실습실과 미술반 습작실에서 찍은 사진도 실렸다. 이상은 경성고공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폐병이 깊어지기 전인 1933년까지 조선총독부 건축기사로 일했다. 1931년엔 조선미술전람회에 '자화상'을 출품해 입선하기도 했다.
동기생들의 친필을 한데 모아놓고 찍은 사진에서 이상은 '보고도 모르는 것을 폭로시켜라! 그것은 발명보다도 발견! 거기에도 노력은 필요하다 李箱'이라고 썼다.
'추억의 가지가지'라고 이름 붙인 고교 졸업 사진첩은 이상이 앨범을 구입해 사진을 붙이고 표지 그림을 달아 제작한 수제품이다. 이상은 사진 편집과 주소록 작성까지 직접 했다.
문학사상은 이번 호를 '이상 서거 80주년 기념 특집'으로 꾸몄다.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상의 동경 그리고 죽음'에서 이상이 왜 죽기 직전 도쿄(東京)으로 떠났는지 추적한다. 박태원·김기림의 추도문과 여동생 김옥희의 회고록이 함께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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