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시간에 쫓기는 중국인들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지식과 관점을 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제임스 루는 매일 아침 차를 몰고 일하러 갈 때 스마트폰 모바일 앱 아이겟(iGet)을 통해 구매한 경제 팟캐스트를 스트리밍으로 듣는다.
그는 FT에 "대도시에서는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기에는 너무 바쁜 경향이 있다"면서 "앱을 통하면 마치 당신이 책을 읽었거나 영화를 본 것처럼 유명인들에게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고 팟캐스트를 통한 학습의 장점을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아이겟 외에도 이용자가 6천500만 명에 달하는 중국 최대 지식플랫폼 지후(Zhihu), 인기문화 웹사이트 두반(Douban)의 라이브스트리밍 서비스, 중국 과학뉴스와 교육웹사이트인 Guokr.com이 선보인 질의응답 사이트 펜다(Fenda)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5월 펜다에서는 중국의 억만장자인 다롄완다그룹 왕젠린의 아들 왕시콩이 금융투자 조언부터 성생활까지 답변한 콘텐츠가 거의 5천 위안(약 81만 원)에 팔렸다.
지후에서 라이브스트리밍 되는 강연을 하는 전문가는 한차례에 평균 8천300 위안(약 135만 원)을 받는다.
두반에서 인기지식인과 예술가가 최근 현안과 음악, 시를 토론하는 라이브 스트리밍 토론회는 128위안(약 2만 원)부터 구매가 가능하다.
Guokr.com이 지난 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75%는 질 좋은 콘텐츠에 돈을 낼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고, 52%는 고품질 콘텐츠제공자는 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답했다.
매슈 브레넌 디지털마케팅회사 차이나채널 공동설립자는 "중국에서는 실질적 정보의 공백이 크기 때문에 실질적 정보를 공급한다면 충분한 수요가 있다"면서 "사람들은 시간은 없고 돈은 많으며 지식의 현금화에 성공한 사례가 많아서 콘텐츠공급자들에게는 미국보다 훨씬 건강한 생태계가 생겨난 셈"이라고 말했다.
러우 메이징 컨설팅회사 ii 미디어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인터넷 초기에 테크 기업들은 무료사업모델에 의존했지만, 콘텐츠의 규모가 늘어나면서 질은 담보되지 못해 이용자들은 이를 걸러내는 데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게 됐다"면서 "이에 따라 높은 품질의 콘텐츠를 담보하면 돈을 낼 용의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장 노스캐롤라이나대학 교수는 "중국인들은 정보를 소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관점을 보유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서 "신문을 볼 수는 있지만 이를 해석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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