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하나" 반발·"잔류가능" 기대·"호시절 끝" 경고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영국이 2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탈퇴 절차에 돌입하자 유럽 언론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30일자 신문 머리 면이나 인터넷판 헤드라인에 가장 많이 나온 문구는 도날트 투스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탈퇴 통보문을 받을 때 말한 "생큐 앤드 굿바이"였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EU 주요국의 매체들은 안보협력을 협상의제에 포함하겠다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발언을 주목했다.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는 메이 총리가 안보협력을 협상카드로 무역 난제들을 해결하려 한다며 "브렉시트가 영국과 EU간의 갈등 속에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독일과 함께 EU를 주도할 쌍두마차인 프랑스의 유력지 르몽드는 "영국이 미지의 곳으로 뛰어들었다"고 1면 헤드라인을 뽑았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영국을 위한 문이 아직 열려 있다"는 제목으로 영국의 EU 잔류 가능성을 기대하는 기사를 실었다.
하지만 다른 독일 지역신문 라이니셰포스트는 "브렉시트를 향해 시간이 흐르고 있다"며 개시 결정은 번복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영국은 앞으로 좋은 시절이 올 것으로 생각하지만 EU는 그렇지 않다고 경고했다.
영국 매체들은 작년 6월 국민투표 때와 마찬가지로 브렉시트 찬반 입장에 따라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텔레그래프와 더 선 등 브렉시트를 찬성했던 언론들은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을 환영하며 영국이 더 좋은 미래를 맞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데일리 메일은 1면에 "위대한 영국의 미래를 위해 환호하라"는 제목과 함께 브렉시트 찬성운동을 이끌었던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UKip) 당수가 술잔을 들고 있는 사진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작년 국민투표 때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더 타임스, 인디펜던트 등은 영국이 앞으로 직면한 난관들을 우선 언급해 대비를 이뤘다.
가디언은 인터넷판에 바로우 대사의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는 투스크 의장의 사진을 실으며 "EU가 경고했다: 우리를 협박하지 말라"라는 다소 험악한 제목을 뽑았고, 더타임스도 안보를 협상 카드로 사용하려는 메이 총리의 전략에 우려를 표하는 글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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