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절차가 공식적으로 개시되자마자 이탈리아가 영국 런던에서 자국의 북부 경제 중심지 밀라노 세일즈에 나서며 브렉시트의 반사이익을 누리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영국이 EU에 탈퇴 통보 서한을 전달한 29일 런던에서 주영국 이탈리아 대사관이 주최한 투자 설명회에 참석해 "밀라노는 유럽의약품청(EMA)를 유치할 채비가 되어 있다"며 "EU내 10여 개의 대도시가 EMA 유치전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EMA를 밀라노로 가져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1995년 창설된 EMA는 EU내 의약품 평가와 인증 작업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의사, 제약사, 생물학자 등 전문가 900명을 상주 직원으로 두고 있고, 비상주 협력 직원도 3천 명에 달한다.
EMA를 자국에 유치할 경우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제약 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탈리아를 비롯해 스웨덴, 덴마크, 스페인, 프랑스, 아일랜드 등 서유럽 국가뿐 아니라 폴란드,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 국가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독일과 함께 2대 의약품 생산대국으로 꼽히는 제약 강국이라 EMA 유치 가능성이 다른 나라보다 높다는 계산 아래 지난 달 EMA 밀라노 유치를 위한 전담팀을 발족, EMA 유치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알파노 장관은 '이탈리아의 현재와 미래: 미래 유럽의 중심에 있는 밀라노'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밀라노에 EMA뿐 아니라 브렉시트로 영국을 떠날 계획을 세운 회사들을 통째로 유치하기 위한 작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밀라노는 이미 3천 개의 다국적 기업이 30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국제적인 도시"라며 "특히 밀라노의 지하철 체계는 런던만큼 효율적이면서도 값은 더 싸다"고 강조했다.
그는 "밀라노의 의료나 교육 체계도 런던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며 밀라노가 기업들에게는 브렉시트 이후의 매력적인 이전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재경부 장관, 로베르토 롬바르디아 주지사, 쥐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 등이 총출동해 밀라노 세일즈에 힘을 보탰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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