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美국무 터키 첫 방문…쿠르드계 놓고 신경전(종합)

입력 2017-03-31 06:22   수정 2017-03-31 16:15

틸러슨 美국무 터키 첫 방문…쿠르드계 놓고 신경전(종합)

틸러슨 "IS 격퇴전, 어려운 선택 남아"…터키 "美 쿠르드 지원, 양국관계 영향"

틸러슨 "아사드 운명, 시리아인의 결정"…퇴진 요구 안 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터키를 방문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 등 시리아 정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틸러슨 장관은 30일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교장관을 각각 만났다.




미국과 터키는 IS 격퇴전, 시리아 '안정화 지대' 설치, 재미(在美) '쿠데타 사범' 소환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을 만나 대(對)테러전 수행에 '정당한 주체'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터키 일간 휘리예트가 정부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IS 격퇴전에서 미국과 시리아 쿠르드계의 협력에 거듭 반대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장관과 만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IS를 소탕해야 한다는 목적에는 양국 사이에 전혀 이견이 없지만, 어려운 선택이 남아 있다"고 말해 쿠르드계와 공조 문제를 놓고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쿠르드계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는 미군 주도 IS 격퇴전의 동맹이지만 터키에서는 테러조직으로 분류된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미군의 YPG 지원에 마음이 아프며, 이는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고, "테러조직과 협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번 터키 방문에서 시리아 난민들이 귀가하기 전까지 머무를 수 있는 '안정화 지대' 설치방안을 중점 논의했다고 전했으나, 안정화 지대 구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틸러슨 장관은 또 종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 때와 달리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에 더는 집착하지 않음을 드러냈다.

틸러슨 장관은 "아사드 대통령의 운명은 장기적으로 시리아인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만남에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송환 문제도 다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귈렌은 터키정부가 쿠데타 모의 배후로 지목, 미국에 송환을 요구한 인물이다.

최근 터키 국유 은행인 할크방크의 메흐메트 하칸 아틸라 부사장이 미국에서 구속기소된 것과 관련 차우쇼을루 장관은 "이번 수사를 개시한 검사가 귈렌 지지세력과 가까운 인물"이라며 아틸라 부사장 수사가 정치적이라고 주장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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