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호르몬투입 美쇠고기 수입금지 보복 차원…伊총리 "품질에는 국경 무의미"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의 불똥이 이탈리아 시장으로 튀었다.
이탈리아 뉴스통신 ANSA는 30일 유럽연합(EU)이 성장호르몬이 투입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 금지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탈리아산 고급 스쿠터 베스파와 산펠레그리노 생수에 100% 관세를 물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 말 성장호르몬을 투입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한 EU의 조치에 대한 미국 쇠고기 수출업자들의 불만이 반영된 조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 부과 대상에는 프랑스산 로크포르 치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보도가 나오자 이날 베스파 제작사인 피아지오의 주가는 밀라노 증권거래소에서 4%가량 급락했다.
피아지오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주 피사 인근의 폰테데라 공장에서 제작되는 베스파 매년 1만5천∼2만 대를 미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피아지오 노동조합 관계자는 "관세 부과 계획이 현실화되면 우리에게는 상당한 재앙이 될 것"이라며 "미국 시장의 위축은 감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자국 상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 관세 부과설에 대해 "품질에는 국경이 없다"며 "관세와 보호무역주의, 폐쇄는 품질 앞에서는 장벽이 될 수 없다"고 응수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의 보복 관세 부과 조치 계획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젠틸로니 총리는 이날 이탈리아 조선업체 핀칸티에리가 건조한 대형선박 마제스틱 프린세스호의 중국 인도를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해 "품질이야말로 모두를 위한 성장과 행복을 의미한다"며 "이탈리아는 품질과 무역에 있어 열린 나라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적대감 없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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