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유럽연합(EU)의 국경 경비 기관인 프론텍스(Frontex)는 이란인들이 브라질을 거쳐 유럽으로 밀입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프론텍스는 스페인 경찰과 공동조사를 통해 브라질이 이란인들의 밀입국 경유지로 이용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프론텍스는 이란인들이 터키와 아랍에미리트·카타르를 거쳐 브라질에 입국하고 나서 위조여권을 만든 뒤 파라과이나 볼리비아로 이동했다가 스페인 등 유럽으로 밀입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밀입국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하반기에만 최소한 이란인 19명이 유럽 각국의 공항에서 체포됐다고 프론텍스는 말했다.
과거 이란은 핵 개발 계획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자 브라질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은 2009년 11월 브라질을 방문했고, 6개월 후에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이란을 답방하면서 양국의 우호 관계는 최고조에 달했다.
2011년에 브라질에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이후 양국 관계는 다소 소원해졌다. 호세프 전 대통령은 이란 핵 개발 계획 저지를 위한 서방의 군사 공격에는 반대했으나 이란 당국에 인권탄압 중단과 여성의 사회적 지위 개선을 촉구하면서 마찰을 빚었다.
그러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가 이란에 대한 강경책을 시사하자 이란 정부는 브라질에 포괄적 협력 관계 구축 의사를 밝혔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초 호드리구 지 아제베두 산투스 브라질 대사를 만나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브라질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면서 "이란은 모든 분야에서 브라질과 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관계 복원 의사를 나타냈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이란과의 교역 규모를 5년 안에 3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이란 교역은 2002년 5억 달러에서 2011년에는 23억 달러를 넘었으나 핵 개발 관련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루어지고 나서는 2015년에는 17억 달러까지 줄었다.
양국 간 전체 교역에서 브라질의 수출이 98.5%를 차지한다. 브라질의 이란에 대한 주요 수출 품목은 옥수수와 육류, 대두, 설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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