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최송아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구속돼 전직 대통령이 수감되는 헌정사의 비극이 되풀이된 가운데 검찰 관계자들은 중대 수사 고비를 넘어섰다고 안도감을 드러내기보다는 마음이 무겁고 침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에 "정말 마음이 무겁다"면서 자세한 말을 아꼈다.
다른 검찰 관계자도 "이게 무슨 좋은 일이 아니지 않느냐"며 헌정사상 세 번째로 전직 대통령을 직접 구속하게 된 심경을 에둘러 드러냈다.
앞서 김수남 검찰총장도 자신을 임명한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결단을 내리면서 주변에 "(영장 청구는) 내가 판단해야 한다. 운명이라 생각하려 한다"고 말하며 깊은 고심의 흔적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검찰이 작년 가을 시민단체의 고발로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의혹 수사에 착수할 때만 해도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는 지금의 사태에 이를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역대 최대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수사력을 집중한 끝에 소문과 의혹만 무성하던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실체와 사익 추구 행위를 상당 부분 규명해 작년 11월 20일 그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을 최씨의 공범으로 입건하는 뜻밖의 초강수를 뒀다.
법조계에서는 '1기 검찰 특수본'의 수사 결과가 이후 박 전 대통령의 파면과 박영수 특별검사팀 출범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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