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전대통령 구속에 침체한 분위기…洪, 유일하게 공개일정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정아란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4인은 31일 당 대선후보를 최종 선출하는 전당대회 당일 차분한 오전 시간을 보냈다.
통상 당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들뜬 분위기보다는 착잡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 당직자는 "대선후보 선출은 '잔칫날'과 다름없지만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은 여건에서 치르는 싸움인 만큼 들뜬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날 새벽 전해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에 한국당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여파도 있었다.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김관용 경상북도지사·김진태 의원·홍준표 경상남도지사(이상 기호순) 등 대선주자 4인은 이날 오전 비교적 차분한 행보를 보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별다른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자신의 연구소 사무실에 출근해 이날 전당대회에서의 마지막 연설을 구상했다. 전대에서 승리한 대선후보는 당선자 수락 연설을, 나머지 주자들은 승복 연설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
이 전 최고위원 캠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겸허한 자세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아마 마지막 연설에도 '보수가 힘을 합쳐 좌파정권의 출범을 막아내자'라는 메시지가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 역시 이날 오전 별도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신 캠프 사무실이 위치한 여의도 일대를 수행원 없이 혼자 산책하며 생각을 가다듬는 시간을 보냈다고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또 김 지사는 이날 새벽 전해진 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관련해 당 지도부 인사들과 두루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구속 소식도 있고 오늘 전당대회 등 여러 현안이 많아 생각을 가다듬고 계신 것으로 안다"면서 "고민이 많으신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의원 역시 이날 오전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고 광진구 자택에 머물렀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 대해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법치주의의 조종(弔鐘)이 울린 날"이라면서 "벼랑 끝에 내몰린 이 나라는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늘이 무너져도 이제부터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짤막한 메시지를 올렸다.
현재 범보수 진영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유력 대선주자 홍 지사만이 이날 오전 공개 일정을 잡았다.
홍 지사는 시내 호텔에서 1시간 넘게 강연을 하며 자신을 중심으로 보수 우파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후보가 된다면 당원과 국민에게 뭘 얘기해서 이 침체한 분위기를 살리고 보수 우파 집단을 결집할 것인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나머지 오전 시간은 여의도 사무실에서 전당대회에서 밝힐 자신의 구상을 다듬는 데 열중했다. 홍 지사 측은 "연설문을 따로 작성하지는 않을 계획"이라며 "평소 스타일대로 머릿속의 생각을 정리해 즉석 발언할 것"이라고 전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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