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프리덤 코커스 '강대강' 대결…불붙은 공화당 내전

입력 2017-03-31 11:34  

트럼프 vs 프리덤 코커스 '강대강' 대결…불붙은 공화당 내전

트럼프케어 후폭풍…트럼프 선전포고에 의원들 강경 트윗글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호 법안인 '트럼프케어'(AHCA)가 하원에서 무산된 이후 공화당 내 분위기가 심상찮다.

트럼프 대통령과 법안을 무산시킨 공화당 강경파 '프리덤 코커스'가 충돌하면서 공화당 내전이 다시 불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위협으로 "프리덤 코커스에 선전포고를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프리덤 코커스가 재빨리 (우리) 팀에 합류하지 않으면 공화당의 모든 어젠다가 망가질 것"이라며 "우리는 2018년에 그들(프리덤 코커스 의원들)과 민주당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에 협력하지 않으면 내년에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낙선시키겠다는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프리덤 코커스 의원들 대신 의원직을 희망하는 공화당 내 도전자들을 지지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위터에 공화당의 켄 벅(콜로라도) 의원이 트럼프케어를 옹호하며 더힐에 기고한 글을 걸어두고선 "프리덤 코커스 내에 몇몇은 나를 도와 오바마케어를 끝내기를 바라는 듯하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프리덤 코커스 의원들도 강하게 맞섰다.

저스틴 아매시(미시간) 의원은 트위터에 "(워싱턴 정가의) 오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빼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부터 워싱턴 정가의 '오물을 빼내겠다'(drain the swamp)고 공언했지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정가 기득권 세력에 굴복했다고 비꼰 것이다.

종종 프리덤 코커스 측과 의견을 같이 한 토머스 매시(켄터키)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역공을 날렸다.

그는 트위터에 트럼프케어가 뜨거운 욕조 속의 물이 아니라 오수였다며 "우리는 그것(오수)을 빼내려고 왔다. 오수케어(#SwampCare)의 지지율은 슬프게도 17%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케어 무산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프리덤 코커스가 강 대 강 대결로 치달으면서 당내 분열이 심해지는 분위기다.

NYT는 트럼프케어의 실패는 "공화당 지도부와 코커스 내 반(反) 지도부 보수주의자 사이의 오랜 내전에 다시 불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려는 트럼프케어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법안을 준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가 강경 세력을 위협하면서 공화당 내전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의 분열을 막고자 백악관은 지난 29일 보수주의 그룹의 지도급 인사 20명을 불러 비공개 회의를 했다. 공화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헤리티지 재단과 시민단체 사법감시(Judicial watch) 등 보수성향 단체의 인사들도 참석했다.

회의에선 트럼프 정부를 향한 불만은 물론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해소할 투명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고 NYT는 설명했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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