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연합뉴스) 식목일(4월 5일) 앞두고 충남 아산시 송악면 유곡리 봉곡사를 찾는 주민과 관광객들은 마음이 아프다.
봉곡사 입구 주차장에서 사찰로 올라가는 소나무 숲길(700m) 양쪽으로 군락을 이룬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껍질이 벗겨진 채 깊은 상처를 드러내고 서있기 때문이다.
일제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 군용유 확보 차원에서 한반도 곳곳에 자생하는 소나무에 Ⅴ자 모양으로 생채기를 낸 뒤 송진을 긁어 갔는데 봉곡사 숲에 뿌리를 박은 숱한 소나무들도 '만행'을 비껴가지 못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최근 송진 채취 피해목을 파악하기 위해 전국 분포도를 제작하고 서식지를 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해 보호하기로 했지만, 일선 시·군의 소나무까지 파악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주민 이모씨(76. 아산시 배방읍)은 "바람을 쐬러 봉곡사를 자주 가는데, 상처를 입은 소나무를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외과수술을 했지만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산시 관계자는 "봉곡사 주변은 물론 송악면 외암민속마을과 도고면 등 소나무 군락지를 실사해 현황을 파악,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용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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