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증가·경제성장으로 급성장 기대, 비자원분야 '주력사업'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종합상사들이 아시아 지역의 병원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으로 의료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 종합상사들은 자국의 앞선 병원운영 노하우와 고도 의료기술을 활용해 병원사업을 비자원분야의 주력사업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이토추(伊藤忠)상사는 올가을 중국 최대의 국유기업그룹인 '중국중신집단(CITIC)'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광둥(廣東) 성과 산시(山西)성 등지의 7개 병원에 의료 기자재 납품과 환자용 서비스 등을 시작할 계획이다. 2015년 6천억 엔(약 6조 원)을 투자해 자본 및 업무 제휴한 CITIC와의 첫 번째 본격적인 협업사업이다.
이토추가 운영하는 고베(神戶)시립의료센터 중앙시민병원의 경험을 활용해 약품과 의료기기 일괄납품을 통해 비용을 낮추고 급증하는 당뇨병 환자용 인공투석센터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수익의 90%를 금융사업에서 올리고 있는 CITIC도 앞으로 의료분야를 중심으로 금융 이외 사업의 수익을 40%로 높인다는 목표다. 중국 정부도 CITIC의 병원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게 이토추 관계자의 전언이다.
미쓰이(三井)물산은 2011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에서 부유층을 겨냥한 병원을 운영하는 아시아 최대의 병원그룹 'IHI'에 출자했다. 작년에는 동남아 4개국 등에서 중산층을 타깃으로 하는 병원을 운영하는 그룹에도 출자했다. 이들 투자를 통해 미쓰이물산이 경영에 참가하고 있는 병원은 약 80개, 병상 수는 1만 개에 이른다. 미쓰이는 성장이 기대되는 의료분야에 지금까지 2천200억 엔(약 2조2천억 원)을 투자했으며 2020년까지 1천억엔(약 1조 원) 정도를 추가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미쓰비시(三菱)상사도 4월에 미얀마 현지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 약 100억 엔(약 1천억 원)을 들여 2020년까지 병상 300개 규모의 종합병원을 세울 계획이다. 암이나 심장병 등 전문성이 높은 고도 의료를 선보이고 일본에서 의사도 파견해 현지 의료진의 연수도 실시한다는 복안이다. 미쓰비시는 앞으로 미얀마에 10개 이상의 병원을 운영할 계획이며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진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 종합상사의 병원사업 진출에는 해당국의 정변이나 법 제도의 갑작스러운 변화 등 위험도 뒤따른다는 분석이다. 미쓰비시상사 관계자는 "현지에서의 기존 비즈니스 경험이나 제휴기업과의 연대를 통해 위험에 적절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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