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짜여진 각본대로 구치소까지"…50여명 모여 구호 외쳐
(의왕=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31일 그의 지지자들이 서울구치소를 찾아 구속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삼거리에서 자유통일유권자본부, 월드피스자유연합 등 박 전 대통령 지지단체 소속 지지자 50여 명이 모여 "구속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지자들은 "역대 가장 청렴한 대통령을 가장 부패한 집단이 탄했시켰다"며 "법률이 정한 정당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인민재판을 하듯이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태극기를 몸에 두르거나 손에 든 지지자들은 "탄핵은 무효다", "이것은 반역이다", "진실은 가둘 수 없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석한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잘 짜인 각본대로 서울구치소까지 왔다"며 "헌법재판소, 검찰, 법원은 국민을 '멘붕'상태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서울구치소 삼거리에 '불법 탄핵 규탄한다. 사라진 헌법 제84조로 온 국민 궐기한다'는 등의 글귀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헌법 84조는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인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인 오전 3시를 전후해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100여 명이 서울구치소를 찾아 "구속에 반대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과 반대편에는 10여 명의 시민이 구속영장 발부를 환영하는 의미로 연보라색 장미꽃을 들고 서 있었다.
서울구치소 정문 좌·우측에 모인 양측 간에 고성이 오가긴 했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이른 아침 모두 해산했다.
오후 3시 현재 서울구치소 앞은 많은 사람이 모인 새벽 시간대와 비교하면 한산한 모습이다.
다만 정문 주변에는 카메라 등 방송 장비가 곳곳에 설치 됐고,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문 옆 주차장은 차량으로 가득 찬 상태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 일부가 서울구치소 삼거리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서울구치소 주변에 경력 3개 중대를 배치,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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