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영화 '어느 날'에서 배우 천우희와 호흡을 맞춘 김남길은 31일 팔판동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멜로 영화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고 많이 애썼다"며 "좀 더 담백하고 담담하게 표현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고 말했다.
내달 5일 개봉하는 '어느 날'은 아내를 잃은 보험회사 직원 강수(김남길)와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뒤 영혼이 된 시각장애인 미소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멜로 영화로 유명한 이윤기 감독의 신작이지만 이번 작품에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미소와 손을 잡는 장면에서도 좀 더 투박하게 잡았어요. 둘이 시장에 함께 가거나 수족관을 구경하는 장면에서도 데이트하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둘 사이에 거리를 뒀죠. 마지막 부분에서 미소의 얼굴에 손을 대는 장면에서는 애틋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게 하려고 애썼습니다."
극 중 강수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아내를 잃은 슬픔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속으로 삭이는 인물로 과하지 않은 절제된 연기가 필요한 캐릭터다.
김남길은 이번 작품에서 '힘을 뺀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우는 장면에서도 격하게 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촉촉이 젖어드는 느낌이 필요했어요. 직접 얼굴을 보여주기보다는 뒷모습으로, 혹은 걸음걸이로 아픔을 표현하는 장면도 많았죠. 처음에는 이런 게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연기를 해 보니 그런 장면이 좋은 것 같아요."
그는 이번 영화가 "어떤 특정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음이 아프고 고독하거나 상실감을 가져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영화를 보시고 '나도 저런 때가 있었어'라고 공감하면서 그 안에서 따뜻함을 느끼고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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