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행정수도 교류 강화에 대선주자 공약 더해져 기대감 상승
(세종=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신도시) 착공 10주년과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5주년을 맞는 올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행정수도로 자리매김하려는 '세종시의 꿈'이 점차 무르익고 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외국 행정수도 간 교류·협력 강화에 주요 대선주자의 국가균형발전 공약이 더해지면서 행정수도 완성 기대감이 한껏 부풀고 있다.
2일 세종시 등에 따르면 이춘희 세종시장과 시 대표단은 지난달 18∼26일 호주 캔버라와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를 방문했다.
두 도시는 각 국가의 행정수도다.
캔버라는 공공부문과 젊은층 비중이 높고, 인구 밀도가 낮아 대중교통 확충과 도시재생사업을 현안으로 추진 중인 세종시와 상황이 비슷하다.
푸트라자야는 20년의 역사를 지닌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로, 2013년 세종시와 우호협력의향서를 체결하는 등 상호 발전 협력을 하기로 한 도시다.
이 시장단은 캔버라 수도지역 자치정부 앤드류 바 주 총리와 푸트라자야관리청 하심 이즈마엘 청장을 잇달아 면담하고, 도시계획 및 건설과정·도시 현안·역점 시책 등을 살폈다.
긴밀한 협력 강화의 뜻을 전하고자 앤드류 바 주 총리와 하심 이즈마엘 청장은 오는 6월 세종시에서 열리는 국제포럼 참석을 약속하기도 했다.
푸트라자야의 경우엔 양 도시에 상대 국가 상징공원을 조성하는 데 더해 대학·영재학교 교류와 공무원 파견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세종시는 아울러 두 도시의 선행사례를 참조해 효율적인 인프라 건설을 도모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친환경 도시 건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춘희 시장은 "우리보다 먼저 자리 잡은 호주와 말레이시아 행정수도의 장단점을 분석해 세종시 발전방향을 재조명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기업과 대학 유치를 통한 자족기능 확충과 버스 위주의 대중교통 체계 구축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아울러 이슬기 호주 수도지역 자치정부 의원을 시 친선대사로 위촉하고 세종 소식지를 캔버라와 푸트라자야 도시 외교관서·한인회 등지에 배포하기로 하는 등 외연도 넓힐 계획이다.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론은 5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더 힘을 얻고 있다.
각 당 '대표선수'가 속속 결정되는 상황에서 주요 후보들이 세종시로의 주요 기관 추가 이전을 충청권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달 22일 대전시의회에서 대전·충청 정책공약을 제시하며 "국회 분원을 설치하고, 행정자치부와 미래창조과학부를 이전해 행정중심도시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지방분권 실현을 위해 세종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완성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지난달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헌을 통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명시하고 청와대와 국회를 모두 이전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고,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기능보강 차원의 국회 이전을 약속했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 홍준표 경남지사는 "세종시를 그냥 행정수도로 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에 어긋나는 것"이라면서도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되면 국무총리 이하 (내치) 행정부와 국회가 세종시로 가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세종시=행정수도' 도식을 구체화하고자 시민도 발 벗고 나섰다.
지역 21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오후 창립총회를 하고 일부 미이전 중앙행정기관과 청와대,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는 데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책위 관계자는 "전국적인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며 "세종시 완성 목표인 2030년까지 대책위는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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