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부위원장 비판 "EU 갈라지면 푸틴이 보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 극우 리더들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유럽을 쪼개고 약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 강하게 비판했다.
3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스 팀머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전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시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이 전 유럽의 극우를 지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그는 극우 세력이 우리를 약하게 만들고 EU를 둘로 쪼개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극우의 상징인물이자 4월 대선에 출마한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는 지난주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대러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약속했다. 르펜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도 러시아를 지지하는 등 줄곧 러시아 쪽에 기울어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빅테이터(빅토르와 독재자를 뜻하는 딕테이터의 합성어)'라는 별명이 붙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면담하며 양국의 협력관계를 다졌다.
오르반 총리는 그리스, 이탈리아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EU의 난민 분산 프로그램을 거부하면서 연일 EU와 마찰을 빚고 있다.
팀머만스 부위원장은 "갈라진 유럽은 곧 푸틴이 유럽의 '보스'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논쟁을 벌이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르펜 대표를 초청하고 전 유럽에서 극우 세력을 지지함으로써 유럽을 해체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친 EU 성향의 프랑스 유력 대선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은 최근 러시아가 가짜 뉴스를 퍼뜨려 자신을 낙마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정부는 푸틴과 르펜의 회동 이후 성명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다만 러시아는 모든 정치 세력과 대화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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