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31일 북한의 자국민 억류로 인한 인질사태가 종결된 만큼 말레이시아는 북한과의 외교적 관계를 단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 등에 따르면 현재 인도를 공식 방문 중인 나집 총리는 기자들을 만나 "인질 9명의 안전한 귀환과 말레이시아의 주권 수호라는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채워졌다. 그것이 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나는 북한과 협상을 시작할 당시부터 우리측 협상단에게 이 두 가지 목표를 명확히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나집 총리는 북한이 국제법과 협약에 어긋나는 불법적인 행위에 의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지난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집 총리는 북한이 협상 초기에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요구안들을 들이댔으며, 이른 아침부터 말레이시아 측 협상단에 연락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제기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요구들이 어떤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말레이시아 측이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은신해 온 현광성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김욱일 등 김정남 암살 용의자 2명에 대한 경찰 조사가 선행되지 않고는 출국을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도 강조했다.
나집 총리는 "우리는 이 목표를 달성했다. 이것은 법적으로 필요한 사항"이라면서 현광성과 김욱일이 전날 중국 베이징행 항공기로 말레이시아를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직접 접촉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말레이시아인 인질들과 여타 관련자들과만 접촉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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