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세운 회사가 투자한 영화…정부윤리청에 서한발송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자신이 창업한 회사가 투자한 애니메이션 영화 '레고 배트맨 무비'를 홍보하는 발언으로 정부윤리청에 '반성문 서한'을 보냈다.
3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은 이날 월터 샤웁 정부윤리청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영화를 홍보할 의도는 없었지만 하지 말았어야 할 언급을 했다"고 사과했다.
므누신 장관의 '레고 배트맨 무비' 홍보 발언은 지난주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영화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재무장관으로서 특정 영화를 홍보할 수 없다"고 했다가, 갑자기 "모든 아이들은 '레고 배트맨 무비'를 봐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 출신인 므누신은 2006년 영화투자회사 겸 배급사인 랫팩-듄 엔터테인먼트에 공동창업자로 참여하며 할리우드와도 인연을 맺었다. 그는 영화 '아바타'와 '엑스맨' 시리즈, '아메리칸 스나이퍼' 등에 투자해 큰 돈을 벌기도 했다.
론 와이든(민주) 연방 상원 재무위원회 간사는 므누신 장관의 '레고 배트맨 무비' 발언과 관련해 "자신의 직분을 노골적으로 경시한 것"이라며 정부윤리청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월터 샤웁 정부윤리청장은 이날 와이든 상원 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상원 의원과 마찬가지로 므누신 장관의 발언에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므누신 장관은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고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므누신 장관이 사과했기 때문에 별다른 처분을 내리는 것은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므누신 장관은 "향후 50∼100년간은 인공지능(AI)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그건 아주 먼 미래의 얘기"라고 발언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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