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범죄 노린 남편 '형량 감면 조건' 자백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남편에 살해된 뒤 참전용사의 묘지 아래 묻힌 여성의 시신이 2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은 20여 년 전 아내를 살해한 존 샌도벌(52)가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샌도벌은 1995년 10월 20일 오전 이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별거 중인 아내 크리스티나를 만났다.
그러나 샌도벌은 크리스티나를 살해한 뒤 시신을 비닐로 여러 차례 감샀다.
그리고는 어느 국립묘지의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묏자리에 묻었다. 당일 오후 참전용사의 유해가 옮겨질 예정이어서 관이 들어갈 공간을 마련해둔 상태였다.
샌도벌은 묏자리 아래 2피트(약 60㎝)를 더 파고 들어가 크리스티나의 시신을 매장한 뒤 그곳을 떠났다.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국립묘지 직원들은 크리스티나의 시신 위에 예정대로 참전용사의 유해를 묻고 장례를 지냈다.
크리스티나가 돌아오지 않자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형사들은 샌도벌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의 차와 집에서는 진흙이 잔뜩 묻은 삽과 옷도 발견됐다. 그의 얼굴과 목, 가슴 부근에서 긁힌 자국도 나왔다.
안타깝게도 당시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데다 증인이나 범죄 현장조차 나오지 않아 샌도벌을 곧바로 기소하지 못하다가, 2010년에나 1급 살인 혐의로 종신형 선고를 끌어냈다.
하지만 지난해 항소심 법원이 판결을 뒤집었고 샌도벌은 다시 조사를 받으면서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사전형량조정제)으로 형을 감면받기 위해 크리스티나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 결국 털어놨다.
사건을 맡은 마이클 로우크 검사는 "시신의 위치는 7천826일 3시간 22분 동안 미스터리로 남아있었다"면서 "크리스티나는 지난주 그녀를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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