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진출 확정' 직후부터 범보수 후보 단일화 놓고 신경전
洪 "오늘부터 바른정당 질문 마라" 劉 "막말로는 못 당해"
(서울·목포=연합뉴스) 정아란 류미나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1일 범보수 후보 단일화와 당 통합 문제를 놓고 서울과 목포에서 공개 설전을 벌였다.
전날 한국당 후보 선출로 범보수 진영의 '본선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양측 신경전은 점차 말다툼 수준으로 격화하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첫 행보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은 홍 후보는 유 후보를 겨냥, "한 당인데 무슨 후보가 둘이냐. 조건을 거는 것은 옹졸하다. 조건 없이 돌아와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참배에 동행한 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전했다.
홍 후보는 이어 "유 후보가 50억원(선거보조금)을 받고 안한다고 하고 합당하면 정치적 사망이다. 영원한 '제2의 이정희'가 된다"고 공격했다. 2012년 대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선거보조금을 받고난 뒤 사퇴한 것을 빗댄 것이다.
바른정당 전체에 대해서도 "보수정당이 분열된 원인이 대통령 탄핵이었는데 이제 그 원인이 없어졌다. 대통령이 파면돼 구속되고, 이제 끝난 것"이라며 "그러기에 자연적으로 분가한 분들이 돌아오시는 것이 통합의 길"이라며 복귀를 요구했다.
유 후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유 후보는 이날 전라남도 목포신항 세월호 접안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건없이 돌아오라'는 홍 후보의 요구에 "지금 한국당은 전혀 바뀐 것이 없다"며 "그쪽 대선 후보로 뽑힌 분은 출마 자격조차 없는 분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저희가 바른정당을 창당한 이유가, 오히려 정당함이 증명됐다"며 "더이상 대꾸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 박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분당의 당위성이 입증됐다는 주장이다.
선거보조금을 받은 뒤 후보 단일화를 하면 '제2의 이정희'가 된다는 홍 후보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가능성은 생각조차 못 해봤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두 후보의 설전은 오후에도 이어졌다.
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마친 홍 후보는 유 후보의 '출마자격' 발언에 발끈하면서 "거기에는 대꾸 안 한다. (유승민) 저 혼자 떠들게 놔둬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어 "대선이라는 큰 마당이 선 만큼 서로 감정을 풀자고 내가 이야기하는데 세월호 사건 일어난 현장에 가서 욕질이나 한다"고 유 후보를 비난한 뒤 "오늘부터 바른정당에 대해 더이상 질문하지 말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4·12 기초의원 재·보궐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대구로 이동한 유 후보는 이에 "막말하기로는 제가 홍준표 후보를 어떻게 당하겠습니까"면서 일침을 놓았다.
유승민 캠프 지상욱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받은 형사피고인이 무자격 꼼수 출마를 하고 급기야는 후보가 되더니 멀쩡한 남의 당 후보에게 연일 배신자, 50억원 '먹튀' 등 황당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홍 후보를 비난했다.
지 대변인은 이어 "(홍 후보는) 무계파 후보라더니 명실상부한 황당무계파 후보임이 드러났다"면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품격의 크기와 깊이가 다르다"고 반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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