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 '삶은 달걀'로 끼니 때우는 이유

입력 2017-04-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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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 '삶은 달걀'로 끼니 때우는 이유

들쥐·위생 우려 항만 내 음식 취사·취식 금지

"식사하기 불편" 세월호 작업자도 끼니 거르기 일쑤

(목포=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일 오전 목포 신항에서 세월호와 함께 둘째 날을 맞이한 미수습자 가족들이 '삶을 달걀'로 아침 식사를 해결했다.

세월호가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거치를 위한 작업 속도마저 더뎌 가족들은 자리를 쉽사리 비우지 못하고 굶거나 삶은 달걀같은 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운다.

가족들이 식사를 하려면 1.2㎞ 떨어진 외부 지원시설이나 목포 시내 식당으로 이동해야 한다.


미수습자 가족뿐만 아니라 세월호 선체 작업자나 정부 합동 현장수습본부 근무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도 항만 내부에서 식사를 해결하지 못하고 항만 바깥으로 나가 매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1분 1초가 아쉬운 상황에서 이들이 식사하기 위해 항만 바깥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는 항만에서는 원칙적으로 음식물의 반입과 취사·취식이 금지된 탓이다.

각종 전염병 등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항만에서 음식물 섭취와 취사를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특히 항만 내부에 음식물이 있으면 냄새를 맡고 찾아드는 들쥐는 예기치 못한 대형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항만에 들어온 들쥐들은 60일 이상 장기간 항해가 예정된 선박 내부로 침입해 주요 전기배선 등을 갉아먹어 해상에서 배가 멈춰서는 원인이 된다.

목포 신항은 수출용 자동차가 대거 집결해 있는데, 차량 내부에 들쥐들이 들어가 배선 등을 훼손시켜 피해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목포 신항만주식회사 관계자는 "위생과 들쥐 침입 우려 탓에 항만은 원래 음식의 반입이 안된다"며 "미수습자 가족뿐만 아니라 항만 내부 관계자들도 외부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측은 가족 식사에 대한 불편이 이어지자 "미수습자 가족이 항만 내부에서 식사하는 것이 불가능해 외부 별도 식당을 마련했지만, 불편이 잇따르는 만큼 개선점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세월호 안의 펄 속에 우리 은화가 있는데 못 먹어 힘든 것은 중요치 않다"며 "작업자들도 밥을 못 먹으며 작업하고 있는데, 힘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pch8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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