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성소수자(LGBT)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을 디자인한 미국 예술가 길버트 베이커가 별세했다. 향년 65세.
베이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자택에서 잠든 사이에 숨을 거뒀다고 미국 CNN 방송 등이 1일 보도했다.
캔자스주(州) 출신인 베이커는 미군 의무병으로 복무했으며 전역 후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면서 성소수자 인권 운동에 참여했다.
베이커는 1978년에 6월 25일 샌프란시스코 동성애자 자유의 날을 위해 8가지 색을 넣은 깃발을 디자인했다.
그의 디자인 의도에 따르면 분홍색은 성적 취향을, 빨간색은 생명, 주황색은 치유, 노란색은 햇빛, 초록색은 자연, 청록색은 예술, 쪽색은 화합, 보라색은 인간 정신을 뜻한다.
미국 최초의 동성애 공개 선출직 공무원인 하비 밀크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이 당시 이 무지개 깃발 아래서 행진했다.
나중에 이 깃발은 분홍색과 쪽색을 빼고 청록색을 파란색으로 대체한 6가지 색 무지개 깃발로 바뀌었다.
베이커는 생전에 CBS와의 인터뷰에서 "다양성과 수용을 분명하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무지개가 떠올랐다"며 "무지개는 아름답고 우리가 다 볼 수는 없어도 모든 색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종류의 색깔이며, 우리의 성적 취향도 성별도 인종도 나이도 모든 종류의 색이기에 (성소수자의 상징으로)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베이커의 무지개 기는 2015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전시됐다.
베이커를 추모하는 행사는 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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