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국내 바이오 업체가 개발한 항암제가 당초 허가받은 췌장암뿐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에도 쓰일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은영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최인아 충북대병원 교수 연구팀은 젬백스[082270]가 개발한 면역항암치료제 'GV1001'(성분명 테르토모타이드)을 류마티스 관절염을 유도한 실험용 쥐에 처방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GV1001은 텔로머라아제(Telomerase)에서 유래한 펩타이드 조성물로,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일종의 면역항암제다. 국내에서는 췌장암 치료용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아 현재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이 약물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다른 면역질환에도 쓸 수 있다고 판단,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효과를 확인하고자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류마티스관절염을 유도한 실험용 쥐에 GV1001을 투여하고 49일과 100일가량 각각 관찰한 결과 킬로그램 당 최저 투여용량 1 피코몰(pmol)만으로도 관절염 완화 효과를 나타냈다. 피코몰은 물질의 분자량 단위로 1피코몰은 1조(兆)분의 1몰이다.
연구를 주도한 이은영 교수는 "GV1001 투여군의 류마티스관절염 수치는 초반에 상승했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감소하기 시작한다"며 "즉각적인 항염증 효과보다는 체내 면역반응을 조정해 서서히 치료 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외부에서 특정 항원을 주입해 면역반응을 생성하는 백신과 같은 효과로 이해하면 쉽다"며 "GV1001의 항염증 효과는 크지 않지만 대신 면역반응 조절을 통해 만성 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라고 말했다.
최인아 교수는 "적은 용량의 GV1001만으로도 관절염을 완화하고 면역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며 "향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면역약학회지(international immunopharma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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