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조사위, 세월호 근접 촬영 영상 공개…사고원인 규명에 어려움 예상
(목포=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3년 만에 해저에서 끌어올려져 목포항에 도착한 세월호의 부식과 훼손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기에 노출되면서 부식 속도가 빨라진 데다 인양 과정에서 곳곳이 훼손돼 사고 원인 규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2일 선체조사위원회가 반잠수식 선박에 실린 세월호 선체를 촬영·공개한 영상을 보면 세월호는 곳곳이 녹이 슬었고, 손대면 바스러질 듯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물 밖으로 갓 올라왔을 때의 모습과 비교하면 부식이 진행된 면적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선체 바닥은 적갈색의 녹이 점점 갉아먹어 본래의 파란색이 모습을 감춰가고 있었다.
매끈한 흰색을 뽐내던 선체는 색칠이 벗겨지거나 조개껍데기, 이물질이 잔뜩 달라붙어 그동안의 고된 해저생활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선수 부분은 처음 세월호를 들었을 때 와이어가 파고들어 6∼7m 넘게 찢겨나갔다.
특히 객실이 있는 선미 쪽은 파손 상태가 더 심각해 보였다.
침몰하면서 해저와 닿은 충격 때문인지 철제 난간 등 각종 구조물은 폭탄을 맞은 것처럼 찢겨 처참한 모습이었다.
구조물이 구겨지고 찌그러지면서 선체 내부를 맨눈으로 볼 수 조차 없는 상태였다.
인양 과정에서 잘려나간 선미 좌측 램프 부분은 큰 구멍이 뚫렸다. 이곳을 통해 쏟아져 내리다 걸린 것으로 보이는 승용차와 포크레인이 위태롭게 걸려 있었다. 이 차량과 포크레인은 반잠수선 갑판 위에 쌓인 펄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제거된 상태다.
선체 창문 곳곳에 부착된 유실방지막은 오랜 인양 과정에서 훼손됐고, 일부는 아예 사라진 곳도 있었다.
인양 과정에서 배수 등을 위해 뚫어놓은 구멍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반잠수선 갑판 위에는 세월호에서 흘러내린 펄이 무릎 높이까지 쌓여 있었고, 선체에서는 계속해서 펄과 진흙, 물이 흘러내렸다.
갑판 위에는 펄을 모아둔 자루가 곳곳에 놓여 있었다.
선체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이는 대형 유류품도 갑판 위에 놓여있거나, 선체에 위태롭게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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