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적격 마지막 단계 'BBB-'…앞서 S&P·무디스는 등급전망 상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가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수준으로 그대로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다른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가 앞서 러시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한 데 뒤이은 조치로 러시아 정부가 서방제재와 국제 저유가란 어려운 상황에 비교적 성공적으로 대처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지난달 31일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마지막 등급인 'BBB-' 그대로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등급 전망도 '안정적'을 유지했다.
피치는 "러시아가 국제 유가 급락에 대응하는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폈다"면서 "변동 환율제, 인플레 목표치 달성 노력, 긴축 재정, 금융시장 지원 등은 안정적 대외 수지 및 재정 수지를 가능케 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러시아의 인플레율이 지난해 7.6%에서 올해 2월 4.1%로 내려왔고 올해 중반에는 목표치인 4%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재정 적자도 국내총생산(GDP)의 2.4%까지 하락하고 2018년에는 1.4%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러시아의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은 3.4%였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올해 1.4%, 내년 2.2%로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러시아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국제 유가와 관련 올해 배럴당 52.5달러(브렌트유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며 내년에는 55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피치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경제를 저유가 상황에 적응시키려는 러시아 정부의 조치들이 성공적임을 신용평가기관이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치는 지난해 10월 러시아 경제 평가에서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앞서 S&P도 지난달 중순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 부적격 수준인 'BB+'의 국가 신용 등급을 조만간 투자 적격 수준으로 상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무디스도 2월 중순 러시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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