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호송 부담 등 고려…최순실과의 공모·관계 집중 조사
구속 후 4일만…지난달 소환 후 14일 만에 재조사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검찰은 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 후 처음으로 조사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구속수감된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지난달 31일 구속됐으며 구속 후 4일 만에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검찰은 애초 3일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려고 했으나 변호인 측이 변론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4일로 일정을 잡았다.
검찰은 또 검찰청 출석을 요구했으나 변호인 측에서 박 전 대통령의 심리적 준비 상황과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구치소 조사를 요청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전직 대통령 호송에 따르는 사회·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를 나서는 순간 전직 대통령 경호 시스템이 가동하고 안전 확보를 위해 경호실, 경찰 등 유관 기관이 대거 동원된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박 전 대통령을 검찰청으로 소환해 조사할 때 검찰청 직원과 사전에 등록한 취재진 등 외에는 영내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참고인이나 피의자 소환도 최대한 자제하도록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약 14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으며 그로부터 14일 만에 장소를 옮겨 다시 피의자 신문을 받을 전망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금품 수수자로 민간인인 최 씨를 지목했기 때문에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하려면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모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며 검찰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평소에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나 이들의 관계 규명에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검찰이 같은 구치소에 수감된 최 씨 또는 이 부회장을 불러 대질 신문을 시도할지도 주목된다.
검찰은 삼성그룹 외에 SK, 롯데, CJ 등 다른 대기업이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 등에 출연한 행위가 총수 사면이나 면세점 사업 기회 확보 등 현안을 염두에 둔 뇌물 거래인지에 관해서도 수사 중이다.
법원이 구속 기간 연장을 허가하는 경우 박 전 대통령의 기소 전 구속 만기는 이달 19일이다.
4월 17일부터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하는 점을 고려하면 검찰은 이달 중순께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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