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엔 맥주보다 茶 선물"·"시진핑에 골프 기대말라" 깨알조언
(홍콩·서울=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김수진 기자 = 미·중 정상회담(6~7일)을 목전에 두고 각국 유력 언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각각 '훈수'를 내놓고 있다.
당장 양국 정상이 어떤 장면을 연출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더 고민이 깊은 건 시진핑 주석 쪽이다.
2일(현지시간)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예측불허인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사교 행위를 자제하고 최대한 신중을 기할 것을 시진핑 주석에게 조언했다.
특히 심야 펍(pub)에서 흑맥주를 마시는 장면을 연출했던 지난 2015년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와의 회동을 염두에 뒀다가는 결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맥주보다 차를 선물하는 게 외교관계 개선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깨알 조언'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1년 친형이 43세 나이로 음주 관련 질병으로 사망한 이후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인간행동아카데미(HBA)의 뤄치성 교수는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사교 행위를 자제함으로써 실수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이 적합한 악수를 권하지 않아 체면을 구길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면서 문제를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목례를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 당시 형식적인 악수조차 하지 않아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뤄 교수는 시 주석이 대중에게 미소를 지어야 하지만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미소 지어서는 안 된다며 독립성을 보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약간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베이징(北京)외국어대 차오무(喬木) 부교수는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화학적 반응을 보는 게 두 지도자가 만들 어떠한 정치적 합의보다 더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 주석과의 '골프 외교'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보도했다.
'골프광'으로 잘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도 골프를 치며 우의를 다지는 등 각국 정상과 골프 회동을 즐겨 왔다.
그러나 시 주석에게 골프는 부패의 상징으로, 2015년에는 공무원에게 골프 금지령까지 내렸다.
더구나 역사적으로 중국의 최대 라이벌 국가인 일본 총리가 지난달 미국 대통령과 골프를 치며 완벽한 그림을 연출한 만큼 시 주석과의 골프 회동은 더욱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무역 마찰, 북한 문제와 같은 무거운 주제를 논의할 예정인데다 시 주석이 골프에 관심이 없는 만큼 다른 연결고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1970년대 '핑퐁 외교'를 통해 양국 관계를 회복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예로 들며 "골프채를 챙기는 대신 탁구채의 먼지를 털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고 CNN은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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