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보도…"미국 주재 중국대사와 쿠슈너가 협의 통로"
"트럼프가 시진핑에 대북 강경 입장·무역불균형 해소 요구"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6일(현지시간)부터 진행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성사된 데에는 미국 주재 중국대사가 재러드 쿠슈너를 파고 든 결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두 정상이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스물 다섯 시간을 함께 지내게 된 것은 추이톈카이 미국 주재 중국대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쿠슈너가 합작한 결과라고 2일 보도했다.
추이톈카이 대사가 정상회담을 위해 쿠슈너에게 매달리기 시작한 것은 2월 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통화한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첫 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고 말해 당시까지 견지했던 대중국 강경 기조를 누그러뜨렸다.
이에 앞서 추이톈카이 대사는 쿠슈너 가족과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2월 1일 중국 대사관에서 개최한 만찬에 쿠슈너의 부인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를 초청하기도 했다. 중국의 춘절(음력 정월 초하루)을 기념해 마련된 이 자리에는 이방카가 딸 아라벨라와 함께 참석했다.
미·중 정상의 만남 장소로 마라라고 리조트를 결정한 것도 추이톈카이 대사와 쿠슈너가 합의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추이톈카이 대사와 쿠슈너는 정상회담을 논의하는 통로가 됐다. 추이톈카이 대사가 각종 제안을 쿠슈너에게 했고, 이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에게 전달돼 국무부 내부에서 회람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에는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많은 자리가 공석이어서 쿠슈너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심지어 추이톈카이 대사는 정상회담 이후에 발표될 공동성명의 초안도 쿠슈너에게 전달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추이톈카이 대사와 쿠슈너의 막후 역할은 중국의 안방보험이 쿠슈너의 가족기업 소유 빌딩에 대한 투자 논의가 진행된 시기와 맞물렸다. 4억 달러를 투자하기 위해 진행된 협상은 결국에는 무산됐다.
미 국무부도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쿠슈너가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다만 틸러슨 장관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마라라고 리조트에 초청한 것은 시진핑 주석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으로, (일본과 달리) 중국이 미국의 동맹이 아니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특별히 가치가 있다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안건과 관련해서는 미·중 무역문제, 북한문제 등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2월 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보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북한에 대한 더 강한 경제 압박이나 무역불균형 개선 약속을 요구할 것이라고 미국 공무원들은 말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보다 정상회담을 더 주의깊게 준비해 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최후통첩을 시진핑 주석에게 할 경우에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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