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케어 좌초시킨 코크 형제가 후원하는 단체들이 국경세 반대에 앞장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 개혁도 쉽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제 개혁의 핵심인 국경세와 관련해 공화당 지지기반인 보수 단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역점사업이었던 트럼프케어를 좌절시킨 '공화당의 큰손' 코크 형제가 배후에서 국경세 반대를 지휘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최근 전개되는 보수 성향 단체들의 국경세 반대 움직임을 소개했다.
'제너레이션 오퍼튜너티'(Generation Opportunity)는 국경세 도입은 호세 쿠에르보 데킬라의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경고하는 글을 2월 중순 블로그에 올렸다.
이로부터 사흘 뒤에는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mericans for Prosperity)이 국경세가 노인과 가난한 근로계층의 세금 부담을 1조2천억 달러 높일 것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또 하루 뒤에는 '리브레 이니셔티브'(Libre Initiative)라는 단체가 국경세가 도입되면 라티노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들 세개 단체는 모두 찰스 코크-데이비드 코크와 연관돼 있는 보수주의 단체이다. 미국 내 최대 비상장기업인 코크 인더스트리를 운영하는 이들 형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했던 오바마케어 폐지를 물 건너가게 한 주역이다.
코크 형제가 국경세에 반대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다른 좌절을 안길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코크 형제와 관련된 싱크탱크의 정책 전문가들도 국경세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찰스 코크가 이사로 있는 '메르카투스 센터'(Mercatus Center)의 수석연구원인 베로니크 드 루기는 국경세 찬성론자들이 경제성장의 효과를 오도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국경세는 1970년대부터 미국에서 논쟁의 대상이 돼 왔다.
'세금개혁을 위한 미국인들'(Americans for Tax Reform)과 같은 단체는 미국 기업이 외국 기업들과 동등한 수준에서 경쟁하게 해 준다면서 찬성하는 반면, '성장클럽'(Club for Growth) 등은 불필요한 세금 인상과 편파적인 조치여서 미국 경제를 해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외국에서 물품을 수입하는 소매업자들도 국경세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혁을 앞두고 국경세가 보수주의자와 기업, 그리고 보수주의 정책 재정지원 그룹을 분열시키고 있다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세제개혁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수주의 정책과 전통적인 작은 정부 운동 간에도 광범위한 분열을 노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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