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마케팅사와 코파아메리카 후원계약 대행하며 수억 빼돌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대기업 계열 한 광고업체 임원이 국제축구연맹(FIFA) 비리에 간접 연루된 혐의가 드러나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강지식 부장검사)는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 공식 후원사로 선정된 국내 기업의 계약을 대행하며 대금 일부를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대기업 계열 광고업체 H사 임원 최모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2007년과 2011년 코파아메리카 때 브라질 최대 스포츠마케팅업체인 트랙픽그룹과 국내 한 유수 가전업체 간 125억원 규모의 후원 계약을 대행하는 과정에서 9억원가량을 착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트래픽과 사전 공모해 해당 가전사로부터 부풀린 계약금액을 받아낸 뒤 트래픽으로부터 자신의 몫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범행한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의 범행은 2015년 국제 축구계에 파문을 일으킨 'FIFA 부패 스캔들'들을 파헤치던 미국 수사당국에 의해 적발됐다.
FIFA 부패 스캔들은 제프 블라터 전 회장 등 FIFA 전·현직 고위 인사들이 스포츠마케팅 기업들로부터 뒷돈을 받고 중계권과 마케팅 독점권 등을 제공한 사건이다. 트래픽은 FIFA와 유착해 스포츠마케팅 사업을 사실상 독점하는 등 부패의 핵심 고리로 지목된 업체다.
미국 수사당국은 작년 6월께 트래픽 관련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최씨의 혐의를 포착했다며 한국 정부에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혐의나 관련자가 있는지 파악 중"이라며 "현재로선 최씨 개인 비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달 말 회사에서 해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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