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천공 배수작업 차질…소조기 내 육상이동 '비상'(종합2보)

입력 2017-04-03 17:59   수정 2017-04-03 18:04

세월호 천공 배수작업 차질…소조기 내 육상이동 '비상'(종합2보)

(목포=연합뉴스) 윤종석 손상원 김동규 기자 =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무게를 줄이기 위해 선체에 21개의 구멍을 뚫어 바닷물을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으나 예상보다 해수가 나오지 않아 배수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세월호는 항구에 정박했지만 반잠수식 선박에 실린 채 바닷물 위에 떠 있는 상태여서 소조기가 시작되는 4일 자정까지 선체 무게를 줄이지 못하면 육상으로 이동하는 데 다음 소조기까지 보름을 기다려야 한다.

김창준 세월호선체조사위원장은 3일 오후 브리핑을 열어 "이날 오후 4시 50분까지 세월호 화물칸인 D 데크 좌현 측에 목표한 21개 중 15개의 구멍을 뚫었다"며 "그러나 대부분 천공에서 바닷물이 나오지 않아 (배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공의 지름은 70㎜다. 한두 군데 구멍에서만 물이 나오고, 나머지는 막대로 찌르면 진흙만 간간이 떨어지는 상태다. 진흙도 대부분 이미 굳어 있어서 이를 빼기도 쉽지 않다.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D 데크에 1천400t의 해수와 펄 등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천공으로 해수가 나오지 않아 배수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4~8일 소조기에 맞춰 모듈 트랜스포터로 세월호를 육지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4일 오전 0시까지 배수작업을 마친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소조기가 지나면 파도 때문에 반잠수선이 불안해져 안정적인 이송 작업이 불가능하다.

세월호의 현재 무게는 1만3천460t으로 추정된다. 모듈 트랜스포터(특수운송장비)는 작업 설계상 1만3천t까지 감당할 수 있어 안전하게 선체를 옮기려면 430t 이상 줄여야 한다.

해수부가 설정한 감량 목표는 600t이다.

배수작업에 문제가 발생하자 해수부는 긴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

D 데크에 구멍을 뚫은 이유에 대해 선체조사위 관계자는 "D 데크가 손상 없이 잘 보존돼 구멍을 뚫으면 해수가 잘 빠질 것으로 봤다"며 "다른 화물칸인 C 데크는 부분적으로 손상돼 자연적으로 구멍이 나 이미 물이 다 빠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세월호 유가족들과 만나 선체 구멍을 뚫는 작업과 관련한 오해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유가족들은 선체조사위가 선체 천공에 동의한 데 대해 반발해 왔다.

그는 "세월호를 안전하게 육지로 옮기려면 무게를 600t 줄여야 한다고 해수부가 설명해 전문가 확인을 전제로 동의했었고, 이를 유가족들에게 잘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이 천공 작업에 동의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유가족들이 우리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문제를 제기해 이에 대한 오해는 풀었지만 이들이 선체 천공 작업에 동의했는지는 모르겠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편, 김 위원장은 해수부가 일부러 소용량 모듈 트랜스포터를 동원하고서 이를 빌미로 세월호 선체에 구멍을 뚫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해수부가 일부러 속인 사실이 있다면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또한, 당연히 우리(선체조사위)의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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