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개발따라 학교 증축 우후죽순…"뒷감당 어쩌려고"

입력 2017-04-04 06:45  

아파트 개발따라 학교 증축 우후죽순…"뒷감당 어쩌려고"

새 아파트 들어서면 유입학생 수용·과밀학급 해소 위해 불가피

학령 인구 감소 추세…학생 줄면 빈 교실 사회문제 우려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도심 외곽 위주로 아파트 개발 사업이 우후죽순 추진되면서 벌어지는 현상 중 하나가 기존 학교의 교실 증축이다.

개발지구 학교의 교실 증축 또는 시설 리모델링은 아파트 추가 건립으로 유입되는 학생들을 수용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개발지구 학교 신설은 소규모 학교 통폐합 등 시·도교육청별로재배치 조건을 충족할 때만 교육부가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충북도교육청은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청주 사천초등학교와 청원초등학교 교실 증축 예산을 반영할 계획이다.




2005년 21학급으로 문을 연 사천초는 도시개발사업으로 아파트 729가구가 건립됨에 따라 6실을 증축하는 것이다.

2013년 26학급으로 오창과학산업단지에서 개교한 청원초는 과밀학급 해소 차원에서 7학급을 늘리게 된다.

4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들 학교를 제외하고 2011년부터 지금까지 도내에서 아파트 추가개발로 기존 학교를 증축하거나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방법으로 교실을 늘린 사례는 17건이다.

과밀학급 해소를 제외한 교실 증축 비용은 사업 시행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청주만 보면 가깝게는 가마지구 힐데스하임 아파트 건설과 관련 남성초등학교를 리모델링했고, 2004년 개교한 산성초등학교는 주변 호미지구 우미린 아파트 건립과 과밀학급 해소 정책에 따라 16실이 증축돼 38학급의 대형학교가 됐다.

또 초과밀화로 초등학교 추가 신설이 시급한 대농지구의 솔밭초는 지웰시티 2차 건립만으로 14실이 증축됐고, 오창2산업단지 개발로 오창중학교는 19실, 창리초등학교는 4실이 증축됐다.

도교육청 입장에서 개발지역에 유입되는 학생들을 원활하게 배치하려면 증축·시설 리모델링 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당장은 학생 수용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교육자원이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충북의 인구(작년 162만명)가 상승세에 있지만, 상승 폭이 적고, 학생 수는 줄고 있다. 올해 도내 학생 수는 17만8천834명으로 작년(18만3천966명)보다 2.8% 감소했다.

그런데도 아파트는 꼬리를 물고 공급되고 있다. 청주에서만 현재 24개 단지에서 2만여가구의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다.




외부에서의 인구 유입은 거의 없이 주로 지역 내에서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거나 전세를 주고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기존 개발지구 학교는 전반적인 학생 수 감소 국면과 새 개발지구로의 거주지(학생) 이동 현상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재학생 규모가 줄어 '빈 교실'이 늘어날 개연성이 높다.

청주시만 해도 과거 문전성시를 이뤘던 구도심 학교가 학생 수가 눈에 띄게 줄어 '미니학교'로 전락한 경우가 적지 않다.

전국적으로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고 보면 아파트 개발과 관련, 유휴교실 문제로 국가적으로 교육시설이 낭비되는 문제가 머지않은 장래에 부각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증축 과정에서 재학생들이 소음 등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아파트의 난개발은 구도심 학교 위축과 함께 기존 개발지역 학교 증축 등 문제를 동반한다"며 "학생 수는 변함이 없거나 줄고 있는데 증축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생겼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교육시설 낭비로 연결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파트 개발이 건설경기 활성화나 지방자치단체 세수 확보와도 연결되지만, 교육당국 입장에서는 학생 배치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학교 증축은 장래에 학생 수가 감소할 것까지 예상해 규모를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c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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