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원안대로" 청주시 "청주 경유 새 노선 건의"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을 둘러싸고 이웃사촌인 세종시와 청주시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청주시가 청주를 경유하는 새 노선을 들고 나오자 세종시가 반대하면서 불거진 대립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
청주시는 세종시 반대에도 불구, 이르면 이번 주중 청주를 경유하는 새 노선안으로 조정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청주에서는 새 노선안을 지지하는 시민단체까지 결성되면서 지역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3일 오후 청주 서원구청에서 '제2경부고속도로 청주 남이 분기 유치위원회'(이하 청주 유치위)가 발족했다.
정부가 세종 고속도로를 구상했던 2004년 11월 당시의 명칭이 제2경부고속도로였던 것에 걸맞게 세종 고속도로는 반드시 청주를 경유해야 한다는 게 이 단체의 출범 취지이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출범식에 참석해 "세종 고속도로가 청주 지역을 꼭 통과할 수 있도록 시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세종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반대한 이춘희 세종시장에 적극 맞서는 모양새가 됐다.
이 세종시장은 지난달 30일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 "세종 고속도로의 노선을 청주 쪽으로 바꾸면 보상비가 많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원래 계획했던 노선대로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청주시장은 지역발전을 위해 세종 고속도로의 청주 경유에 '올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청주 유치위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유치위 역시 세종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위해 조직적인 활동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유치위 관계자는 "충청 광역경제권 발전을 위해서는 세종 고속도로의 청주 경유가 성사돼야 한다"며 "조만간 국토부 등 관계 부처 설득을 위한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이르면 이번 주중 세종 고속도로 청주 경유 노선안을 2개 마련, 국토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세종 고속도로 노선을 놓고 세종시와 본격적인 힘 겨루기가 벌어질 수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세종 고속도로 청주 경유 요구를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며 "청주시와 세종시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노선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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