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철수'서 '강(强)철수'로…5년 새 확 달라진 安

입력 2017-04-04 20:19   수정 2017-04-0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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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철수'서 '강(强)철수'로…5년 새 확 달라진 安

2012년엔 정치 초보로 미완의 도전…당 후보 선출돼 승리 의지

수차례 위기 넘기며 '농축 경험'…자강론으로 본선 무대 자신감

(대전=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4일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5년 만에 다시 대권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2012년 대선에서는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을 벌이다가 막판 스스로 사퇴하는 바람에 본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민의당 경선레이스를 거쳐 '당당히' 대선후보에 선출되면서 본선무대에 오르게 됐다.

'대선후보 안철수'는 5년전의 '정치새내기 안철수'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전격 출마를 선언하며 정계에 데뷔한 안 후보는 뜨거운 대중적 인기에 힘입어 단숨에 유력주자로 떠오른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치 경험이 전무한 탓인지 유권자들의 마음을 끌어안는 데 있어 미숙한 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의사와 프로그래머, 벤처 사업가, 교수 등 여러 직업에 도전해 성과를 냈지만 정치는 확실히 다른 영역이었다고 그는 여러 차례 회고했다.

서울시장 후보직을 박원순 시장에게 넘기고 대선 후보직을 막판 사퇴하는 과정에서 '유약한 이미지'도 덧씌워졌다. 정작 안 후보는 "진짜 우유부단한 사람은 그런 결단을 하지 못한다"라고 항변하지만 대중들의 심리에 한번 박힌 인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5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을 거치며 안 후보는 정치적으로 크게 성장했다는 게 주변인들의 얘기다.

안 후보는 그동안 입당과 탈당, 창당을 모두 경험하고 당 대표를 두 차례 역임하면서 크고 작은 선거를 다섯 번 치렀다. 안 후보는 이에 대해 "압축 경험을 넘어 농축 경험을 했다"고 표현한다.

위기도 여러 차례 있었다. 창당 후 두 달여 만에 치르게 된 4·13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지지부진하자 당내에서는 참패의 위기감이 감돌았고 이는 야권 연대론 주장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안 후보는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며 독자노선을 끝까지 고수했고, 이는 총선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지역구 38석과 정당 투표 2위라는 '성공'을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 대두한 연대론을 한순간에 잠잠해졌지만, 총선 이후에는 '홍보비 리베이트 파문'이 터지며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했다. 이는 당과 본인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며 당내에서는 또다시 연대론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는 대선 경선레이스로까지 이어지며 다른 후보들로부터 연대론을 고리로 '협공'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며 자강론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뚝심을 내세웠다. 이는 결국 경선에서의 압도적 승리와 대선 후보 지지율 급등으로 이어지며 자신감을 더욱 강화하는 촉매가 됐다.

안 후보는 '정치인'으로서도 크게 성숙한 면모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총선 때부터 안 후보를 지켜본 주변 인물들은 '자신감이 생겼고 표정이 편안해 보인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

특히 이번 경선 레이스에서 안 후보는 확 달라진 연설 능력을 보여줬다. 지역을 순회하는 합동 연설회에서 안 후보는 높은 톤이면서 또박또박하게 말하는 특유의 발성을 버리고 목을 긁어내는 듯한 거친 중저음으로 사자후를 연일 토했다. '루이 안(安)스트롱'이란 별명이 생길 정도였다.

말투뿐 아니라 언어도 한층 강력하고 명료해졌다. 안 후보는 최근 '2012년 대선 당시 문 후보를 전폭적으로 돕지 않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짐승만도 못한 것"이라고 독설을 하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또 문 전 대표 측의 '보조 타이어' 발언에 대해 "본인들이 폐타이어라고 자백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고, '적폐세력 연대' 주장에도 "허깨비를 만들어 비판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나 '안철수 많이 변했다'는 세간의 평가에도 늘 정치를 시작할 때의 초심을 간직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안 후보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정치를 시작할 때와 비교해 바뀐 것이 있다면 세상을 바꾸겠다는 열망이 더 강해졌다는 점뿐"이라고 초심을 강조했다.

ljungber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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