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니코틴 원액을 주택가 오피스텔서 희석·판매(종합)

입력 2017-04-04 11:16   수정 2017-04-04 17:06

사람 잡는 니코틴 원액을 주택가 오피스텔서 희석·판매(종합)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독성이 매우 강한 전자담배용 니코틴 원액을 도심 주택가 오피스텔에서 희석해 판매한 무허가 업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농도 99% 이상으로 '퓨어 니코틴'으로 불리는 무색무취한 니코틴 원액은 40∼60㎎만 섭취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니코틴 원액 10㎖ 1병으로도 성인 165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냄새를 맡거나 몸에 묻어도 매우 위험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모(48)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2015년 3월부터 올해 3월 20일까지 중국에서 수입한 니코틴 원액을 허용 기준치(2%)의 11배인 22% 이상으로 희석한 뒤 인터넷을 통해 6억원어치를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일부 원액은 희석하지 않고 그대로 팔았다.

그는 환경부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초고층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부산 해운대구의 한 주택가 오피스텔에서 종업원을 고용해 식물성 글리세린이나 향료 등으로 니코틴 원액을 희석해 팔았다.

공단 지역에서도 안전시설 등을 갖춰야 제조,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니코틴 원액을 주택가에서 취급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고농도 액상 니코틴을 악용한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액상 니코틴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살해된 사람이 3명이었고, 올해도 지난 1월 경기 남양주에서 우울증을 앓던 40대 남성이 니코틴 과다 복용으로 숨졌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지난 1월 12일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에 맞는 보관, 운반, 인력 등을 갖춘 수업업자에게만 니코틴 원액의 유통을 허용하기로 하는 등 기준을 강화했다.




대형 국제특송업체인 페덱스(FedEx), DHL도 니코틴 용액 중 니코틴 함량이 1% 이상인 경우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을 준수한 경우에만 국제운송을 하기로 했다.

개인이 니코틴 용액을 수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이다.

그 전에는 니코틴 원액을 연간 100㎏ 미만으로 구매하면 별다른 제한 없이 반입할 수 있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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