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한달전 미리 시찰해 낙점…왕젠린도 사전 방문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선전(深천<土+川>)과 상하이 푸둥(浦東)에 이어 수도권에 슝안(雄安) 신구라는 새로운 특구를 설립하면서 특구간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4일 홍콩 봉황망에 따르면 지난 1일 슝안신구 설립 발표가 이뤄졌던 지난 1일 쉬친(許勤·55) 선전시 서기가 슝안신구를 관할하는 허베이(河北)성의 부서기로 이동했다.
중국경영보는 이와 관련, 쉬 서기가 지난 9년간의 선전 경제특구 개발 과정에서 얻은 성공경험을 슝안신구에 복제하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베이징(北京)이공대 출신의 기술관료인 쉬 서기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고기술산업사(司) 사장을 지내다 지난 2008년 선전으로 내려가 2010년부터 7년간의 최장기 선전시장을 거쳤다.
지난해 12월 선전시 서기로 승진한지 3개월만에 허베이성 부서기로 갑자기 이동하게 된 것은 슝안신구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쉬 서기는 앞으로 허베이성 성장 승진도 유력시되고 있다.
허베이성 바오딩(保定)시 슝(雄)·룽청(容城)·안신(安新) 3개현을 아우르는 슝안신구의 장기 개발대상 면적은 2천㎢로 선전경제특구와 비슷하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2월 23일 안신현을 찾아 미리 시찰한 뒤 이번에 슝안신구를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신(微信·위챗) 매체 수이주위(水煮魚)는 당시 시 주석 행차의 보안을 지키기 위해 모든 관영매체들에 시 주석 시찰활동 보도를 통제했으며 지난 1일 신구 설립이 발표된 이후에야 시찰 장면이 공개됐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다녀간지 얼마되지 않아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완다(萬達)의 왕젠린(王健林) 회장이 안신현을 방문한 적 있었으나 이 소식 역시 조용했다.
슝안신구는 허베이성 고위층 사이에서도 '1호 공정'으로 불리며 고위층으로 구성된 영도소조가 직접 특구 지정 작업을 관할해 기밀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중국 최고 지도부의 관심에 따라 슝안신구는 선전, 푸둥과 동급의 대우를 받으며 각종 개발 특혜가 집중될 전망이다.
쉬 서기는 선전시장 재직 시절 '선전 품질'을 제창하며 중국의 첫 경제특구로 양적 성장에 집착해왔던 선전의 질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재임 7년만에 선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8천억 위안(130조원)에서 1조9천억 위안(309조원)으로 뛰었다.
쉬 서기의 이동에 따라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시의 왕웨이중(王偉中·55) 서기가 선전시 서기로 갔다. 칭화(淸華)대 수리공정학과를 졸업하고 수리부,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거쳐 과학기술부 부부장(차관)에 올랐던 왕 서기는 2014년 9월 대규모 부패 사건이 벌어진 산시성에 '소방수'로 내려간 뒤 지난해 10월 타이위안시 서기로 이동했다.
교체 인사와 반대로 낙마 인사도 있었다. 슝안신구 설립 발표 직전인 지난달 28일 허베이성 기율위원회는 우야페이(吳亞飛·53) 전 슝현 서기를 엄중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우 서기는 이로써 지난 3년 사이 바오딩시에서 낙마한 8번째 현급 관리가 됐다. 슝안신구 설립 발표를 앞두고 미연에 부정비리 소지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여겨지고 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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