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3일(현지시간) 발생한 지하철 테러의 폭발물이 철제, 유리 파편으로 가득 찬 소화기와 쇠구슬을 잔뜩 담은 가방이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4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은 이번 테러범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탄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제폭탄은 작은 소화기 안에 살상용 철제·유리 파편을 채워 만들어졌다.
폭탄은 쇠구슬과 함께 용의자가 가지고 있던 서류가방 안에 들어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소화기 폭탄이 TNT 200~300g 수준으로 다른 폭탄과 비교할 때 그 자체로는 위력적이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폭발 때 소화기에 들어있던 쇳조각, 유리 파편이 서류가방 속 쇠구슬과 함께 사방으로 튀면서 피해가 커졌다.
전방위로 날아든 파편 때문에 전철에 탑승한 수십 명이 죽거나 다쳤고 전철 유리창이 깨지고 출입문도 찌그러졌다.
러시아 대테러위원회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의 다른 노선에 속한 플로샤디 바스스타니야 역에서도 또 다른 사제폭탄이 발견돼 전문가들이 해체했다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뇌관을 제거한 이 폭탄도 소화기로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심의 지하철 객차 안에서 폭발이 일어나 승객 11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부상했다.
폭발은 이날 오후 2시 40분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센나야 플로샤디 역과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투트 역 구간을 운행하던 지하철 객실에서 발생했다.
러시아 현지언론들을 종합하면 당국이 중앙아시아 출신 23세 남성을 자살폭탄 용의자로 보고 공범을 추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